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빙 앤 조이] 손에는 언어를 초월한 감정이 있다

헨리 불, 15년간 '손' 주제로 컬렉션<br>사진 한장에 15억원 경매 기록도<br>'불컬렉션-손의 대화' 아시아 첫 순회전

헨리 불

손을 들고 열광하는 수천명의 손을 촬영한 안드레아 거스키의 '메이데이'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가 화가인 파블로 피카소의 집에 들른 어느 날, 식탁 위에 손 모양으로 놓인 빵을 보고 촬영한 '피카소의 빵'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조지아 오키프의 손을 촬영한 '골무를 낀 손'

진 듀닝 '깊은 구멍'

[리빙 앤 조이] 손에는 언어를 초월한 감정이 있다 헨리 불, 15년간 '손' 주제로 컬렉션사진 한장에 15억원 경매 기록도'불컬렉션-손의 대화' 아시아 첫 순회전 조상인 기자 ccsi@sed.co.kr 헨리 불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손을 들고 열광하는 수천명의 손을 촬영한 안드레아 거스키의 '메이데이'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가 화가인 파블로 피카소의 집에 들른 어느 날, 식탁 위에 손 모양으로 놓인 빵을 보고 촬영한 '피카소의 빵'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조지아 오키프의 손을 촬영한 '골무를 낀 손' ImageView('','GisaImgNum_4','default','260'); 진 듀닝 '깊은 구멍' ImageView('','GisaImgNum_5','default','260'); 이브 생 로랑(1936~2008)은 살아서는 디자이너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고, 고인이 된 후에는 안목있는 컬렉터로 밝혀져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달 23~25일(현지시간) 파리 그랑팔레 경매장에서 크리스티 주최로 열린 그의 소장 미술품 경매는 그야말로 ‘세기의 경매’였다. 생 로랑이 젊은 시절부터 사 모은 작품들은 불황으로 미술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2억620만 유로(한화 약 4,000억원) 규모가 팔려 하루 경매 낙찰 총액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고, 중국 청나라 원명원의 약탈 문화재인 토끼와 쥐머리 청동상이 출품돼 중국과 반환 요구 소송을 벌이며 세계의 여론을 달궜다. 이는 눈 밝은 컬렉터가 부지런히 수집한 작품들이 웬만한 자산 부럽지 않은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여기 ‘이브 생 로랑에 버금가는’ 탁월한 컬렉터가 있다. 미국 뉴욕의 유명 자선사업가이자 미술 컬렉터인 헨리 불(Henry Buhlㆍ80)은 ‘손’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15년 이상 작품을 수집해 왔다. 유명 컬렉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뒤늦게 예술작품 수집에 뛰어들었지만 그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동안 사진과 조각 작품에만 올인해 1,100점을 수집했다. 그의 소장품들은 1840년대 초기 사진작품부터 한국 작가들의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고 있다. 2004년에는 ‘불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2006년 러시아 모스크바 현대미술관, 지난해 플로리다 노턴미술관 등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대규모 특별전 형식으로 소개된 바 있다. 최근 통의동 대림미술관은 아시아 첫 순회전으로 ‘불 컬렉션: 손의 대화(Speaking with Hands)’를 전시하고 있다. 본지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불의 예술작품 수집에 얽힌 이야기와 그만의 작품 수집 노하우를 들어봤다. -우선 컬렉션을 시작한 얘기부터 시작해 주세요. ▦사진찍기를 좋아하던 나는 1980년부터 12년 동안 사진작가로 지냈습니다. 전업작가는 아니었고 주로 친구들과 지인의 결혼식을 찍었죠. 그러다보니 사진에 관심이 많아졌고 한동안은 특정한 기준이나 취향 없이 산발적으로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러던 중 나의 사진수집에 조언자 역할을 해준 하워드 그린버그(뉴욕 소재 하워드그린버그 갤러리 대표)가 ‘하나의 주제나 특정한 시대를 테마로 두고 작품을 수집하는 게 어떠냐’고 충고해 준 게 계기가 됐습니다. ‘손’을 주제로 잡게 된 것은 1993년 알프레드 스티글리츠(1864~1946)가 아내이자 화가인 조지아 오키프(1887~1986)의 손을 촬영한 ‘골무를 낀 손’(1920년작)을 보여준 순간이었죠. 이 작품을 계기로 나는 인간의 손이 지닌 아름다움, 가치와 언어를 초월한 감정 표현에 눈을 떴고, 그 때부터 다른 사진가와 조각가들이 만든 ‘손’을 모으게 됐습니다. -소장작이 1,000점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텐데요? ▦199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1,100점 이상을 모았습니다. 많게는 한 해에 100점을 사 모으기도 했죠.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진이라 회화작품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나는 운좋게도 풍족한 가정(그는 디트로이트의 유명한 자동차사업가 집안이자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 출신이다)에서 태어나 남들보다 재정적으로 튼튼한 기반에서 수집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컬렉션을 시작하면서 ‘헨리 불 재단’을 운영하고 있어 가끔 컬렉션에 포함할 수 있는 기증품도 들어옵니다. 재단은 사회환원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직업 훈련과 취업 알선 프로그램, 노숙자 지원 등을 주로 진행합니다. -저렴하게 작품을 구입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오른 작품도 많을 듯합니다만? ▦작품의 가격 변동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지만 상당수의 작품들이 구입했을 때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 첫 소장작인 스티글리츠의 작품은 내가 구매한지 이틀 뒤에 크리스티 경매에 (같은 시리즈) 다른 작품이 출품됐는데 당시 추정가의 3배 이상에 낙찰돼, 사진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수치로만 따지면 이틀 만에 작품가격이 3배로 뛴 셈이죠. 2006년 소더비 경매에서는 스티글리츠의 ‘골무를 낀 손’이 147만 2,000달러(당시 15억원)에 낙찰돼 사진 경매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한국에 전시중인 안드레아 거스키의 ‘메이데이’는 10억원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소장품 중에서 가장 비싼 작품은 뭡니까? ▦허버트 바이어(1900~1985)가 사진 위에 콜라주 형식으로 붙여 만든 초현실주의 포토몽타주 작품 ‘외로운 도시인’(1932년)이 있는데 ‘유니크 피스’ (단 한 장뿐인 작품)라 아마 가장 비쌀 것 같네요. 나는 팔려고 내 놓지를 않으니 정확한 값은 알 수 없지만 수백만 달러는 넘을 겁니다. 두 번째는 앞서 여러 번 얘기한 스티글리츠의 ‘골무를 낀 손’입니다. 경제적 가치도 높지만 두 작품 모두 감성적으로 나를 사로 잡았기에 더욱 소중하지요. -소장품 중에 한국 작가의 작품도 있나요? ▦이번 전시에 서도호와 노상균씨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서도호씨의 조각 설치작품인 ‘바닥(Floor)‘은 미니어처 인물 수천 명이 커다란 유리판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재밌죠? 이 작품은 뉴욕의 우리집에 있는 조각공원에 두고 늘 감상하는 작품이지요. 노상균씨의 조각 ‘부처의 장갑’도 있고요. 전시에 내놓지는 않았지만 사진작가 구본창씨의 초기작품도 있습니다. 외국인 딜러에게 구입한 것이라 한국 작가라고 따로 표시해 두지 않았던 탓에 이번 한국전에 갖고 오지 못한 게 아쉽네요. -만약 당신에게 ‘손’ 이외의 다른 주제로 컬렉션을 하게 될 또 다른 삶이 주어진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은가요? ▦흥미로운 질문이군요. 음… 나는 초상화를 택할 것 같습니다. 손과 마찬가지로 초상화는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장르를 통해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나는 한가지 테마를 갖고 수집하는 것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데, 해바라기 사진 몇 점과 시계 컬렉션이 있습니다. -한국의 컬렉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요? ▦유용하지만 아주 간단한 조언인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세요. 자신의 직관을 믿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베일속에 가려진 '진짜 부자들의 쇼핑' ▶ [리빙 앤 조이] '억' 소리 나는 특급호텔 최고급 객실 ▶ [리빙 앤 조이] 사케 & 와인, 같은점과 차이점 ▶ [리빙 앤 조이] 놀이공원에서 들려오는 축제소리 ▶ [리빙 앤 조이] 기차보다 빠르게··· 남녘에서 번져오는 봄의 향기 ▶ [리빙 앤 조이] 손에는 언어를 초월한 감정이 있다 ▶ [리빙 앤 조이] 헨리 불의 컬렉션 노하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