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폭탄테러 수사 급물살… 유력 용의자 수배
폭발물 가방 두고 간 모습 찍혀오바마 "반드시 잡아 응징할 것"충격의 보스턴 이번엔 MIT 총격경찰 1명 사망… 범인 오리무중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사진 출처=폭스뉴스 캡처
미국 보스턴 폭탄 테러사건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은 유력한 용의자인 남성 2명을 공개수배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호소했다.
18일(현지시간) 수사당국은 지난 15일 폭발직전 현장에 있던 남성 2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들의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리처드 데스로리어스 FBI 보스턴 지부장은 이날 용의자 두 명의 사진은 폭발이 있었던 결승점 부근의 감시카메라 화면을 통해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FBI가 공개한 사진에서 용의자 한 명은 검은 골프모자를 쓰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흰색 모자를 쓰고 있다. 흰색 모자를 쓴 용의자는 두 번째 폭발일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 인근인 보일스턴 거리의 레스토랑에 폭발물이 든 가방을 두고 갔다. 수사당국이 영상 등에는 이들이 관중 사이를 지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국의 공개수배 직후 FBI의 인터넷 사이트는 순식간에 몰려든 누리꾼들 때문에 마비되기도 했다.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던 한 시민은 자신의 아이폰 카메라에 잡힌 또렷한 한 명의 용의자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사진에서 용의자는 20대 초반의 백인 청년으로 보이며 '3'이라는 숫자가 적힌 흰색 모자를 쓰고 검은색 재킷을 입고 있다. 이 시민은 폭발이 일어난 후, 부상자들을 돕기 위해 뛰어가기 직전 이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은 이날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 출석해 "수사 당국이 의심을 가져볼 만한 두 남자가 등장하는 비디오 영상들을 확보했다"면서"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의 용의자 공개수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스턴성당에서 열린 합동추도식에 참석한 뒤에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이라며 희생자 가족과 시민들을 위로하고"반드시 범인을 잡아 법의 심판대에 세워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보스턴 소재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희생자의 가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미국 국민은 이번 테러를 통해 악마의 얼굴을 보았다"며 분노했다. 추모식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결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3명이 목숨을 잃고 180여명이 부상한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의 충격이 여전한 가운데, 이날 밤 보스턴의 명문대학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캠퍼스에서 총격으로 경찰관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이목을 끌고 있다. 주 경찰은 사망한 경찰관이 여러 차례 총에 맞은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발표했다.
학교측은 홈페이지를 통해"총을 쏜 사람이 학교 내에 아직 남아있고, 경찰의 캠퍼스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추가공지가 있을 때까지 실내에 머물러 있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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