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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뿌리채 흔들린다
입력2001-07-02 00:00:00
수정
2001.07.02 00:00:00
대형할인매장 공세에 휴·폐업도 속출지방경제의 뿌리인 재래시장이 대형할인매장의 무차별적인 영토확장에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시설 현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난에 엄두를 내지 못해 휴폐업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점포 절반이 휴폐업
울산지역의 경우 현재 38개 재래시장의 점포 4,239개중 45%인 2,327개가 휴업 또는 빈점포인 상태다.
반면 대형할인매장은 지난 98년 까르푸 울산점을 시작으로 현재 5개가 들어섰으며 올 연말까지 삼성홈플러스와 월마트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지역도 대형할인매장의 경우 8개가 성업중이고 밀레오레 등 4개가 진출을 앞두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은 2,600여개 점포중 34.6%인 900여개가 휴폐업중이다.
재래시장의 텃밭인 부산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부전, 구포, 부산진, 자갈치 등 90여개 재래시장 점포의 절반이 점포를 놀리고 있다.
대형할인매장은 지난 96년이후 무려 16개가 들어섰고 19개는 오는 2004년까지 개점을 위해 건축허가와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지지부진한 시설현대화
전문가들은 재래시장의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처방전으로 시설 현대화작업을 우선 꼽는다. 하지만 대다수 재래시장들은 시설 현대화를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일부가 추진에 나서고 있지만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재원을 구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28개 재래시장중 4개가 지난 96년부터 재개발에 나섰지만 자금부족과 파트너인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대전은 26개중 1곳, 대구는 82개중 4개가 재건축을 했거나 추진중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생색내기식 자금지원도 재래시장의 시설현대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조례를 통해 재래시장이 시설현대화에 나설 경우 국ㆍ시비로 조성된 낮은 이자율(6.25%)의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지원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대출액은 미미하다.
울산 중앙시장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지금까지 25억원의 융자승인을 시로부터 받았으나 기금위탁관리은행이 담보력이 부족하다며 대출을 꺼려 7.2%인 1억8,000만원만 대출받아 공정률이 8.6%에 그치고 있다.
◇대책
지역상인들은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지방세수 확대와 고용창출 명분만 앞세운 나머지 대형할인매장의 도심지 진출을 앞다투어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시장경제논리만 앞세울 게 아니라 재래시장의 전멸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대형할인매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지역의 신규진입을 억제하는 일정의 룰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중소기업육성자금의 융자대출 조건을 대폭 완화, 실질적인 시장재개발을 유도하고 지역별, 권역별 시장특화단지 조성과 도로 개설 등 사회간접시설의 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업계 관계자들은 "대형할인매장이 낙후된 재래시장의 상품력과 유통문화를 끌어올리고 고용창출 등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며 "그러나 급속한 재래시장의 잠식은 또다른 실직자 양산 등 부작용도 많은 만큼 필요이상의 대형할인매장의 허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인천=김인완기자 iykim@sed.co.kr
/광주=김대혁기자 kimd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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