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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온 전통] X-마스·어린이날·신식 결혼문화…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어디서 왔을까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김태환 등 10인 지음, 채륜서 펴냄)

조선말~일제강점기 변혁 통한 현대문화 탄생 순간 생생히 그려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가 처음 시작된 것으로 설명되는 서울 중구 배제학당의 현재 모습. 선교사들과 신자·학생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크리스마스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진=최수문기자

자유혼인과 전통혼인의 모순을 그린 삽화. 1924년 신여성 /사진제공=채륜서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가 시작된 것은 언제일까. 해방후 미군이 들어오고 이승만 정권을 거치면서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의 저자는 19세기 후반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 대거 들어왔는데 이들은 병원과 학교를 여는 방식으로 기독교 문화를 전파했고 이 과정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선교사 아펜젤러가 지금의 서울시 중구에 세운 배제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중등학교였다. 이곳 학생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돈을 모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초기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가진 것을 나누면서 빈민을 구제하는 날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기 시작했는데 1920~1930년대에 이르면 명절이나 축제로 바뀌어 명동과 충무로를 중심으로 이날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루게 되다. 일부 젊은 층은 연인을 위한 선물을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힘들어하기도 했다. 일제시대 크리스마스의 성황에는 미쓰코시백화점 등 한국 진출을 원하던 일본 쇼핑업체들의 상술도 있었다.

이렇듯 조선말과 일제강점기는 우리의 생활습관에 중요한 전기가 된 시기였다. 이 시기가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 문화의 틀이 잡혔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말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 찾아온 사회적 변화, 그리고 그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이야기를 더했다.

이 책에는 총 10가지의 이야기가 3개의 주제로 담겨있다. 첫번째 장은 '욕망의 늪에 빠진 근대'라는 제목으로 시작된다. 우리의 근대에 욕망이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근대 신문물의 유입과 함께 생겨난 새로운 미적 기준, 그리고 그 기준에 충족하는 모습이 되길 원했던 사람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병'이 창궐했던 당시 분위기도 살펴보고 있다. 자연스러운 사회 변화이든 일제의 철저한 계획에 의한 것이든 '욕망'이라는 늪에 빠진 당신 모습을 이야기하는 데 읽다보면 현대와 일맥상통하는 점 역시 가볍게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이어 '놀이의 이중성'이라는 제목으로 '놀이'를 주제로 두번째 장이 펼쳐진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통해 근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가 가진 의미를 살펴보고 서양식 장난감의 등장과 함께 일어났던 여러 일화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장인 '신풍속의 탄생'에서는 새로운 문화이자 풍속으로서 크리스마스는 물론, 어린이날과 꽃놀이, 현대적인 결혼문화가 어떻게 조선에 뿌리내리게 되었는지, 당시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현대 한국인의 풍속은 근대에 들어온 신문화와 이전까지 줄곧 이어졌던 우리의 전통문화가 서로 만나 탄생한 것으로 이것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전통이 됐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10여년동안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문화에 관련된 저서를 잇따라 출간한 단국대 동양학연구원이 그 내용을 보다 대중적으로 공유하는 차원에서 새로 내놓은 결과물이다. 김태환·이미현·차선일 등 10명이 공동집필했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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