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하이디스가 법정관리를 신청, 지난해 발행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원리금 지급이 동결됨에 따라 가뜩이나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에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비오이하이디스와 같은 신용등급인 ‘BBB’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가 급감될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비오이그룹에 매각된 비오이하이디스가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05년 4~5월로, 이를 중개했거나 보유한 증권사 및 이들 물량을 대부분 인수한 신협과 금고들은 채권회수 방안이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 회사채의 중개를 맡았던 한 증권사의 임원은 “고객들을 위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등을 강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가 회사채를 발행할 당시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정보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단인 신용등급 ‘BBB-’,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 받았다. 그 때만 해도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공급물량도 적어 수요가 넘쳐 났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이를 인수했고 이 물량은 다시 BBB급 채권의 주 투자자인 단위 신협과 금고 등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한신정이 지난 2월 비오이하이디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지난 4월24일에는 신용등급마저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BBB’급 시장 전체가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됐다. ‘BBB’급 회사채의 주요 고객인 신협, 금고 등이 비오이하이디스 회사채에 자금이 물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BBB급 회사채의 거래량(발행물량 제외)은 지난 5월 1조2,144억원에서 6월 4,467억원, 7월 3,642억원, 8월 2,801억원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전체 회사채 거래량에서 BBB급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월 50.6%에서 8월에는 19.8%로 감소했다. 단두연 한국투신운용 채권리서치팀 차장은 “비오이하이디스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BBB급 채권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수요자가 줄어들자 BBB급 다른 회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국고채 대비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회사채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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