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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현대미술 2세대 대표작가 탈루 L .N . 개인전 '임계점'

삶과 죽음… 상반된 경계의 지점 담아내

6m 길이 'Threshold' 등 눈길끄는 신작 10점 선봬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할랄1(Halal 1)''

텅 트위스터(Tongue Twister·혀 꼬임)

임계점(Threshold)

가공된 역사(Milled history)

#'Threshold'는 번역하면 임계점, 물이 끓어 수증기로 변하는 지점(온도). 한 물질의 상태가 변하는 시점이고, 뭔가 큰 일이 벌어지기 직전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작가는 여기에 뜻을 하나 더한다. "원래 영어단어 'Threshold'에는 문지방·경계라는 뜻도 있습니다. 변하기 직전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죠. 또 상반된 두 가지가 맞닿아 있는 지점입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묻고 상기시킨다. 또 다른 무엇이 되려는 순간과 과정, 그리고 그 경계지점에 맞닿아 있는 상반된 의미에 대해서.

인도 현대미술 2세대를 대표하는 탈루 L. N.(44)의 개인전 '임계점(Threshold)'이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12년 인도의 대표적인 미술상인 스코다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이번 전시에 신작 10점을 선보이고 있다.

표제작이기도 한 'Threshold'는 총 길이 6m·폭 40㎝ 크기의 산업용 대형톱날을 날카롭게 벼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계 설치작품. 별 긴장 없이 다가갔다간 깜짝 놀라고 만다. 갑자기 글라인더가 돌아가며 톱날에서 불꽃과 굉음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이는 더 효율적인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몸체를 갈아내 소모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옆 한껏 벌린 입 모양의 조각에 칼이 놓인 '텅 트위스터'(Tongue Twister·혀 꼬임)는 정치적 강제 속에 생각과 다르게 나오는 표현을 꼬집는다.



"임계점에는 상반되는 의미가 함께 존재합니다. 톱을 간다는 건 무언가를 위한 준비작업이지만, (쇠가) 닳아 소모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임계점은 그게 끝나는 지점이고 또 과정이죠. 한국의 군대는 전쟁을 대비하지만 평화를 위한 준비이고, 쇠는 단단하지만 열을 가하면 구부러지며 용도와 형태가 변합니다. 파괴적인 무기도, 이 작품처럼 문화적인 것도 될 수 있죠. 임계점을 사이에 두고 전쟁과 평화, 아름다움과 위험 같은 양면성이 드러나는 거죠." 돌 조각상인 '가공된 역사(Milled history)'는 언뜻 오래된 나무 조각상 같은 착각을 주지만, 그 시간의 흔적 역시 현대적인 기술로 해석되고 가공됐다.

결국 역사도 실제와 가공 사이에 있다는 은유다. 또 커다란 종에 갈고리 칼날이 달린 작품 '할랄(Halal·이슬람 율법상 먹을 수 있는 것)' 밑부분에는 사람의 잘린 머리가 들어있다. 고통 없는 '자비로운' 도축만을 허용하는, 인간 위주의 정의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전시는 6월28일까지. (02)54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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