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베이커리의 사업 종료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실패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파리바게뜨 등 대형 베이커리 업체들과 경쟁이 어려워진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에 더해 가맹점 출점 규제로 브랜드를 인수할 업체를 찾지 못해 결국 이달 말까지 사업을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경기 불황으로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접는 것은 크라운베이커리가 처음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4일 "경기불황으로 더 이상 대형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게 됐다"며 "폐업 방침을 정하고 대다수 가맹점주들과 보상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크라운베이커리 본사는 3일 가맹점주들에게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고 현재 70개 가맹점 가운데 75%가 이달 말까지 영업을 종료하는 데 합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가맹점주들과 협의가 지연되면서 폐업 희망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서 부득이 본사 차원의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종료 시점까지 가맹점에 대한 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폐업 보상에 대한 합리적인 협의도 함께 진행한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크라운제과에서 별도법인으로 분리된 크라운베이커리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 초반에는 제빵 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선보이면서 전성기 때는 가맹점 수가 1,000개를 넘으며 업계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양대 브랜드가 공격적인 마케팅과 다양한 제품 개발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크라운베이커리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소비자가 외면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계속되는 부진에 크라운베이커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크라운제과에 흡수합병됐지만 이후에도 본사가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아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최근 3년간 가맹점 수는 2010년 252개에서 2011년 160개, 지난해에는 97개에 이어 현재 70개까지 급감해 명맥만 유지해왔다. 가맹점 감소에 따라 매출액도 2010년 584억원, 2011년 427억원, 지난해 29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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