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에서 한 시즌의 마감은 또 다른 열기로의 초대를 뜻한다. 각국 정규리그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마저 7일 막을 내리면서 여름 이적시장에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6월 개장한 이적시장 마감은 9월 초. 이미 준척급들의 이동은 시작됐다. 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가 리버풀로 옮겼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톰 클레벌리는 에버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빅클럽들의 레이더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대어들의 '역대급' 이적 폭풍이 불어닥칠 분위기다.
◇장기집권 노리는 바르셀로나, 3년 만의 우승 도전 맨유=이적 관련 소식이 가장 풍성한 곳은 바르셀로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루이스 수아레스를 데려와 6년 만에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스페인프로축구 바르셀로나는 이참에 왕좌에 눌러앉을 생각인 것 같다. 챔스리그 우승 바로 다음날인 8일 알레익스 비달의 영입을 발표했다. 비달은 세비야(스페인)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다니 아우베스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비달은 오는 2020년까지 5년 계약할 예정이다. 유벤투스(이탈리아) 미드필더 폴 포그바 영입전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바르셀로나다. 포그바는 이번 이적시장 최대어. 바르셀로나 회장인 조지프 마리아 바르토메우는 8일 "포그바는 우리팀의 주요 타깃이다. 분명히 관심이 있지만 팀 사정상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유스팀 이적 규정을 위반해 징계를 받은 상태다. 내년 1월까지 선수 영입이 금지되며 이 징계는 성인팀에도 적용된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는 일단 이적료를 주고 선수들을 사들인 뒤 징계가 해제되는 시점에 정식 입단을 진행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바르셀로나 고위관계자는 챔스리그 결승 장소인 베를린에서 포그바의 에이전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포그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이던 2011-2012시즌만 해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지 못해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으나 2012-2013시즌 유벤투스로 이적하면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도 포그바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그바의 몸값은 1억유로(약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맨유도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 해리 케인(토트넘)을 데려오기 위해 5,000만파운드(약 850억원)를 준비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을 보낼 경우 크리스티안 벤테케(애스턴 빌라)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함께 퍼지고 있다. 맨유는 또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를 두고 아스널과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1993년생인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필리페 안데르송(라치오)도 주시하고 있다. 안데르송은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0골 7도움을 기록했다. 2013-2014시즌 7위 굴욕 뒤 루이스 판할로 사령탑을 바꾸고 지난 시즌을 4위로 마친 맨유는 올 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재편으로 우승 전력을 갖출 참이다.
◇골키퍼도 대이동?=이번 이적시장에서는 골키퍼들의 대이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가 있다. 맨유로서는 내년이면 계약이 끝나는 데헤아를 지금 팔아야 이적료를 남길 수 있다. 데헤아 역시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마드리드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에 무게가 실렸다. 데헤아가 움직이면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 카시야스는 리버풀(잉글랜드)의 영입 선상에 올라있다. 맨유 주변에서는 데헤아를 보낼 경우 첼시(잉글랜드)의 페트르 체흐를 영입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골키퍼들의 대이동 여부는 데헤아와 맨유의 결별 여부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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