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혼 건수가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출생아 수도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 심리로 4개월째 하락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1년 12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2.2% 줄어든 11만4,300건이었다. 이는 지난 1997년 9만1,200건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혼 건수는 1998년 11만6,300건으로 처음 10만건을 넘어선 뒤 카드대란이 불거진 2003년 16만6,600건으로 고점을 찍고 2004년 13만8,900건, 2008년 11만6,500건 등으로 줄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만4,000건으로 늘었으나 2010년 11만6,900건에 이어 2년째 감소했다.
이혼 건수 감소는 부부가 홧김에 이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08년 6월 도입한 이혼숙려기간제의 효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4개월 연속 줄었다.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로 출산을 미루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3만4,100명으로 2009년 12월 3만3,600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9월 3만9,000명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10월 3만8,400명, 11월 3만7,400명 등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보통 일 년 중에 하반기의 출산율이 상반기보다 떨어지는 경향을 감안해도 출생아 수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통계청이 2004년부터 월별 출생아 수를 공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각 가정에서 아이 낳기를 미루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 현재생활형편과 가계수입전망 등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떨어진 적이 있었다"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의 체감 경기가 위축돼 결과적으로 아이 낳기를 미루는 등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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