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6월 10일] '기간제 근로자' 문제 풀려면

김재훈(서강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SetSectionName(); [시론/6월 10일] '기간제 근로자' 문제 풀려면 김재훈(서강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기간제(期間制)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먹구름’이 초여름 정국을 뒤덮고 있다. 오는 7월이면 이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기간제근로자보호법’상의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상한(2년)이 만료돼 대량해고 사태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제 근로자를 2년 넘게 고용할 경우 ‘무기(無期)근로계약 근로자’로 간주되므로 이미 이를 피하기 위한 해고가 잇따르고 있다. 법 적용 유예는 미봉책 불과 기간제 근로자는 정부 공식통계상 240만명으로 전체 비정규근로자의 43%, 임금근로자의 1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사용기간 상한 만료를 앞둔 기간제 근로자들은 집계방식에 따라 수십만에서 1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기간제 근로자들이 대량으로 해고되면 부양가족의 생계도 곤란해져 심각한 국가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노사정은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제한하는 방식이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데 기인한다. 일부 유럽 선진국에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제한하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기간제 근로를 엄격히 규제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대량해고 사태를 유발하지 않고 부드럽게 산업현장에 접목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기간제 근로자가 급증하자 선진국의 법을 참조해 지난 2007년 7월 사용기간을 제한했다. 우리나라와 근로 관행이 유사한 일본이 별다른 법령상의 규제 없이 행정지도로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로현장의 실태를 고려하지 못한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기업들은 상황변화에 따른 대처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기간제 근로 계약을 선호한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의 이해를 조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 규제가 필요한 영역이다. 잘 활용하면 현재와 같은 심각한 고용난(특히 청년실업)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취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미국의 경우 임의고용제도와 직무급제도로 인해 기간제 근로가 별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기간제 근로에 대한 규제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합하게 행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기간제 근로의 오ㆍ남용을 규율하는 대법원 판례가 축적돼 있으므로 이를 입법화해 규율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즉 오ㆍ남용을 규제하는 일반적인 법률규정을 두고 상황에 따라 사건별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법률은 함축성이 기본 속성이므로 “사회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기간제 근로를 오ㆍ남용하는 경우는 규제한다”는 원칙 정도로 규제함이 타당하다. 이렇게 규정하면 각종 사건에 대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경영상 해고의 실체적 요건에 대해서도 법률상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는 응축적인 표현으로 그 많은 사건을 규율하고 있지 않은가. 구체적인 오ㆍ남용 유형들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규율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기간이 형식에 불과한 경우(공공기관에 이러한 사례가 많다), 반복갱신에 합리적인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장기에 걸쳐 반복갱신 돼 무기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오·남용 막는 법개정 시급 특히 기간제 근로자 사용 시 계약의 갱신조건을 미리 제시하도록 해 이에 해당할 경우 근로자가 원하는 만큼 반복 갱신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정규직으로 유도하는 방안은 산업현장의 노사 수요를 연결하는 제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방식과 유사한데, 이 같이 현장을 고려한 규제방식으로 일본에서는 기간제 근로에 대해 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 않다. 당장 현재의 실업위기를 고려해 2년을 더 연장하든 법 적용을 유예하든 문제 해결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근로현장에서 근로자와 기업의 절박한 수요를 고려해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는 개정법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