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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2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손실을 봤던 3,000억원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3일 증권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리먼브러더스 유럽본사인 리먼브러더스인터내셔널(LBHI)과의 원금 및 이자지급 등에 관한 소송에서 "리먼 유럽본사가 사실상 신용연계채권(CLNㆍCredit Linked Note) 3,000억원을 발행하고 이자를 지급해온 만큼 LBHI에서 관련 손실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먼 측은 CLN 발행사가 리먼 네덜란드법인(LBT)이고 리먼 유럽본사는 대리인으로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입증할 만한 관련서류를 이날 공판에서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남부지법은 "오는 25일까지 리먼 측이 관련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한번 더 주고 만일 이때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결심을 하겠다"고 양 소송대리인에게 통보한 상태다. 만일 리먼 측이 25일 변론기일에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고 공판절차가 마무리되면 소송 결과는 한투 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관측이다. 리먼은 2006년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는데 이때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대우건설 주식(880만주)을 기초자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CLN을 발행했고 한투가 여기에 투자했다. 하지만 리먼이 2008년 파산하면서 투자금을 날리게 된 한투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리먼 보유 대우건설 주식에 대해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한 후 2년여 동안 리먼 측과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이후 한투는 LBT가 사실상 리먼 유럽본사 소유의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확인했고 CLN 발행에 영국 소재 리먼 유럽본사가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8월 손실을 본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책임지라고 소송을 확대하면서 리먼을 압박하고 있다. 한투의 한 관계자는 "리먼 측은 CLN 발행사가 LBT라고 주장하지만 리먼 파산보고서에 따르면 리먼 서울지점의 본사인 유럽본사가 CLN 발행업무를 사실상 진행했다"며 "리먼 본사 측에 100%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리먼 측 관계자는 "일단 소송이 진행 중인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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