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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 빛난 GIRL

프로 5번째 연장승… 미국 데뷔전도 '역전의 여왕' 답네

"10년 전부터 꿈꿔온 순간" 통역 없이 영어로 소감 전해

美 언론 "신인이지만 월드클래스"


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승 뒤 김세영은 한국에서처럼 하늘을 보며 주먹을 날렸다. 곧이은 짧은 방송 인터뷰. 그는 통역의 도움을 마다하고 영어로 소감을 말했다. "너무 긴장해서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저 울고만 싶네요." 10년 전부터 꿈꿔온 순간이었다. 우승 소감을 직접 말하기 위해 그는 할리우드 영화를 우리말 자막 없이 보며 영어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김세영은 국내 시절 '태권소녀' '역전의 여왕'으로 통했다. 태권도장 관장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권도 공인 3단인 그는 키 163㎝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장타를 펑펑 날린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장타왕에 올랐다. 태권도로 단련된 데다 틈만 나면 달리기하는 습관 덕에 장타에 필요한 하체 근력을 갖췄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세영은 마지막 날 드라이버로 평균 280야드를 찍었다. 여기에 정교한 퍼트(4라운드 26개)가 더해져 우승으로 이어졌다.

김세영은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 2013년부터 두 시즌 동안 5승을 거뒀는데 그 5승이 전부 역전승이었다. 2013년 9월에는 상금이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하며 홀인원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수입차까지 부상으로 받아 골프계 안팎으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김세영은 단일 대회에서 후원사 보너스를 포함, 6억원의 초대박을 터뜨렸다.



역전의 여왕은 미국 첫 승도 역전승으로 일궜다. 공동 선두 유선영·박인비에게 2타 뒤진 공동 6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으나 5언더파(버디 6개, 보기 1개)를 몰아쳐 선두로 마친 뒤 연장 첫 홀 만에 승부를 끝냈다. 최대 위기는 16번홀(파4)이었다. 두 번째 샷이 해저드 직전의 어지러운 숲에 걸렸다. 덤불이 채를 잡아끌어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한 상황. 그러나 클럽 페이스를 잔뜩 열고 높이 띄운 샷은 홀 근처에 안착했고 김세영은 손쉽게 파로 막았다. 연장(파5 18번홀)에서는 김세영 특유의 배짱이 빛났다. 드라이버 티샷 뒤 23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215야드를 날아가 그린 바로 옆에 멈췄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도 장타자지만 김세영만이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냈다. 7.5m 이글 시도 때는 긴장한 탓인지 퍼트가 다소 짧았지만 쭈타누깐과 유선영의 버디 퍼트가 모두 빗나간 뒤 김세영은 쉽지 않은 1.2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미국 골프채널은 "김세영이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6위로 통과한 신인이지만 그전부터 이미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이 프로 들어 벌써 여섯 번째 연장이며 그 중 5번을 이겼다. 역전의 여왕이자 '연장의 여왕'인 셈이다. 세계랭킹 40위였던 김세영은 23위로 17계단을 뛰어오르게 됐다.

통역과 함께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세영은 "원래 목표는 톱10이었다. 개막전 컷 탈락 뒤 이번 대회를 위해 거리 컨트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밝히며 "LPGA 투어 진출은 2016년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10년 전부터 꿈꿔온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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