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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코 본사에 들어서는 박기석(사진) 삼성엔지너이링 사장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올해 첫 수주로 따낸 가스코와의 1,850억원 규모 NGI(Nitrogen Gas Injuction) 플랜트 공급 계약이 이날 체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사후 알 스와이디(Sahoo Al Suwaidi) 가스코 사장과 정식 계약을 맺고 악수를 나누는 순간 그의 눈에는 중동을 넘어 글로벌시장으로 뻗어나가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시장 공략을 기반으로 오는 2015년 글로벌 '톱(TOP)3'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사업영역을 화공 전플랜트로 확대하며 2015년에는 매출액을 200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고객 다변화다. 기존 아시아와 동유럽∙북아프리카∙중남미 등에 이어 지난해 미국과 중앙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국영 석유회사나 민간 기업에서 오일 메이저(IOC) 등으로 고객의 폭을 크게 넓혀나갈 계획이다.
최근 수주한 UAE 가스코의 NGI 플랜트 사업도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NGI 플랜트는 아부다비 남서쪽 미르파(Mirfa) 지역의 유전에 약 5,600만㎡의 질소를 주입해 가스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설비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설계와 조달∙시공∙시운전 등 전과정을 일괄 턴키(LSTK) 방식으로 2014년 8월까지 수행한다.
삼성엔지어링 측의 한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와 UAE 애드녹(ADNOC), 알제리 소나트랙(SONATRACH), 멕시코 페멕스(PEMEX) 등을 기존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지난해 다우케미컬과 엑슨모빌로부터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점차 글로벌 프리미엄 플랜트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영역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세계 8위로 이미 글로벌 수준에 올라선 화공 분야를 기반으로 해양플랜트(Offshore) 등 업스트림(Upstream) 분야로 사업 부문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연이은 수주로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다시고 있는 발전과 철강, 해외 수(水)처리 등도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업 다양화의 일환으로 강화하고 있는 부문이다. 박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변화'와 '선두'라는 화두도 고객 및 사업영역 다각화와 관련이 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2,982억원으로 지난 2006년(2조305억원)과 비교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7,173억원, 5,145억원을 기록해 5년 전에 비해 5~7배 급증했다.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에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발주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어 또 한번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신규 수주 16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중공업과 약 3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등 삼성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입찰에 참여한 금액이 총 30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총 500억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그룹 계열사 공사 수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성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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