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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만의 특별기고] 흡연과 정력
입력1999-03-23 00:00:00
수정
1999.03.23 00:00:00
한참 잘 나가던 시절, 물론 IMF이전의 일이지만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가진자의 해외보신 관광이 오르내린 적이 있다. 60~70년대 일본 남자들의 기생관광을 섹스에니멀로 비하하던 바로 그 입으로 코리안의 오명을 곱씹으면서 말이다.먹고 살만큼 여유있는 사람들이 정력에 집착하고 연연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간의 본디 색깔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력에 좋다면 ‘똥물’도 불사하는 남자들이 부지기수다. 주저없이 자라피를 마시고 생사나 백사를 먹어 치운다. 그것으로 정말 걸출한 정력이 솟아난다면 먹이사슬이 정점에 위치한 인간의 권리쯤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정력보강 효과와는 의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문제이다. 잘 해야 영양보충 수준이요 자칫하면 기생충감염 등 오히려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어제 자라 한마리 해치웠더니 정말 좋더구만. 간밤에 마누라한테 신혼시절 생각나게 만들어 줬더니 아침밥상이 달라지는게, 거참 살맛 나더라구』
정력제의 효험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플라시보 효과, 그러니까 위약 효과일 뿐이다. 두통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명의가 처방한 밀가루 약을 투약하면 씻은 듯이 낫는 식이다. 「정력제를 먹었으니 정력이 좋아졌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하룻밤 화끈한 방사를 치를 수 있게 된 에너지가 된 것이다.
『우리 모처럼 사슴농장에 가서 싱싱한 피 한모금 빨지. 우리 마나님, 지난주부터 기대하는 눈친데…』
남자들만 몰아세울 것도 아니다. 그렇잖아도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노후된 연장」의 수명을 어떻게든 연장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남편에게 사슴농장 다녀오라고 두둑히 용돈까지 쥐어주며 등을 떠미는 부인네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이끼가 들어붙어 흐름이 원활하지 않는 낡은 수도관을 입으로 빨아내면 잠깐은 잘 나오는 듯 하지만 곧 별무소용이다. 결국 기술자를 불러 관을 교체하거나 뜯어내 청소를 해야만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는 것. 수리한 기술자는 관을 덜 막히게 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요령을 일러줄 것이다.
핼액충만으로 발기가 이루어지는 남성의 성기능도 이와 비슷하다. 발기에 관여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신축성이 떨어지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여 음경해면체에 충분한 혈액유입이 어려워진다. 페니스 발기력이 미흡하거나 지구력이 부실해지는 까닭이다.
남성기능이 설계수명보다 일찍 동작을 마감하는데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대기오염, 부지불식간에 흡수하는 유해물질, 해를 거듭할수록 가중되는 스트레스다. 그러나 실제로 지근에서 노상 우리와 함께 하면서도 남성의 근원을 흔들어대는 조용한 주범이 담배랄 수 있다. 오죽하면 담배를 가리켜 「마약의 일종인 니코틴을 흡입하는 더러운 주사기 같은 것」이라고 말했을까.
담배연기를 뿜어대며 「사슴피를 마실까, 자라피를 마실까」고민하는 몽매한 남자들. 그러나 우선 그놈의 담배를 던져 버리는 결단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다. 아직까지 탈없이 그런대로 작동되는 연장일지라도 지금 당장 담배와 절연하는 결심이 수십 수 앞 미래를 내다보며 승리를 확신한는 장기 포석이리라.(02)540-3921【준남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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