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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카운트다운/국제금융시장 동향] ‘조기 終戰’ 기대감 안정 되찾아
입력2003-03-19 00:00:00
수정
2003.03.19 00:00:00
20일(한국시간)로 예정된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을 앞두고 국제금융시장의 기류가 전쟁 조기 종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속히 역류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블루칩 지수는 4영업일동안 10% 단기급등하고, 국제유가는 15% 급락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지리한 외교적 노력을 종결하고, 이라크 공격을 단행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뉴욕 월가가 전쟁 지연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단기전 가능성을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뉴욕 월가의 자본가들이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를 이끌고 있는 워싱턴 행정부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기전에 대한 자신감= 지난주말부터 이라크 군장성들이 항복할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가 뉴욕 금융가에 돌았고, 18일에는 중동에 파견된 미 육군 장군의 코멘트가 월가를 흥분시켰다. 그는 전쟁 기간에 대해 “2주일은 너무 길다. 1주일에 끝내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가 바그다드 시민들의 기나긴 피난행렬을 보도한 것도 월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부시 대통령이 17일 아침 백악관 지하벙커에서 전쟁을 결심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월가는 전쟁을 빨리 끝낼 가능성에 자신감을 가졌고, 숏세일(공매도)을 하려던 헤지펀드들도 매수자세로 돌아섰다.
뉴욕 증시가 상승세로 방향을 바꾼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다는 점. 달러는 지난주말부터 강세로 전환했고, 이는 국제 유동자본이 달러표시자산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뜻이다. 외환 딜러들은 조기 종전시 달러 환율이 일본 엔화에 대해 1달러당 130엔에 이르고, 1달러=1유로의 등가 교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 50년만에 최저로 하락했던 미국 국채(TB) 수익률이 지난주말 이후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전쟁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리스크가 높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상품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금값이 하락하면서 시카고 상품시장의 CRB 선물지수는 지난주말 252를 정점으로 237로 내려갔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기업 수익에 도움이 되고, 주가 안정의 바탕이 된다.
◇유가 하락으로 세계 경제 안정 전망= 국제 유가는 배럴당 7~8 달러에 달하던 전쟁 프리미엄이 급속히 제거되면서 1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하루만에 9.3% 폭락, 배럴당 31.67 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는 2월말 최고치 배럴당 40달러에 비해 21% 하락한 것이다. 석유전문가들은 조만간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 급락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대규모 증산에 나서 세계 석유시장에 나온 물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로이드 해상보험의 분석에 따르면 걸프해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량이 3월 2일에 2,000만 배럴로 1월의 하루 평균 1,420만 배럴, 2월의 1,510 배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 사우디가 전쟁 발발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의 공급 중단분의 두배 이상을 세계시장에 추가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에 팔레스타인 독립을 약속했고, 아랍권의 맹주국인 사우디가 이를 석유증산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또 미국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6억 배럴의 비축유를 풀기 시작했는데, 이 물량이 쏟아지면 국제유가는 빠른 속도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세금 감면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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