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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온 여름…생활이 바뀌네

여름휴가 앞당기는 직장인 늘어…에어컨 일찍 가동<br>상한 음식에 배탈등 건강도 비상

출판업을 하는 김소연(29)씨는 날씨가 선선한 일본 북해도로 떠나는 여름 휴가를 앞당기기로 했다. 6월부터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휴가를 언제 떠나도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날씨를 보면 8월께 찾아오는 무더위와 별 다르지도 않은 것 같다”며 “차라리 이맘때 휴가를 떠나면 여행경비도 줄이고 장마도 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영업직원인 안민아(27)씨는 최근 남자 직원들과 에어컨 냉방 수준을 놓고 연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안씨를 비롯한 여직원들은 상대적으로 간편한 의상을 입어 에어컨 바람이 아직 춥지만 정장을 주로 입는 남자 직원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무더위 탓에 연일 에어컨을 강하게 틀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냉방병’이 6월부터 시작되게 생겼다”며 걱정 중이다. 봄을 만끽하기도 전에 찾아온 불볕 더위가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강원도 홍천의 낮 기온은 지난 18일 36.2도까지 치솟았고 서울도 19일까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며 더위가 일찍 찾아와 늦게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여름 생활상에도 점차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여행업계의 경우 해외여행 비성수기인 6월 중순임에도 한여름 휴가철처럼 바빠지고 있다. 이른 무더위를 피해 일찍 휴가를 떠나려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해외 여행객 수치는 7~8월에 집중되는 ‘종형’의 모습을 보이는데 최근 6월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며 전통적인 휴가철과의 간격이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관공서ㆍ지하철 및 각 직장에서는 에어컨 냉방도 지난해보다 일찍 시작됐다. 6월부터 냉방이 시작되니 냉방 수준을 놓고 곳곳에서 신경전도 벌어진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6월께 출퇴근 승객이 몰리는 아침 저녁으로만 냉방을 했으나 올해는 하루종일 냉방을 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냉방이 일찍 시작되다 보니 일부 승객들이 춥다거나 기름 값을 아끼라는 등 불평도 나와 승무원들도 고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더위로 시민들의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형병원 가정의학과나 인근 의원들에도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 방문하는 환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 황환식 한양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더위에 커피ㆍ콜라ㆍ사이다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탈수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물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경식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냉각은 두통ㆍ피로감ㆍ식욕부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내온도를 24~28도에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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