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최근 잇따른 금리인상과 함께 다양한 부가기능까지 탑재하는 등 치열한 ‘진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CMA 통장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하루만 맡겨도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이제 말 그대로 ‘기본’이 됐다. 은행의 예금을 기반으로 한 직장인들의 월급통장을 흡수하려는 마케팅은 물론이고, 증권사간에도 ‘0.1%의 금리’를 놓고 고객을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체크카드 기능은 물론이고 인터넷 예약, 모바일 기능, 24시간 현금지급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선보이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증권사 CMA 금리 인상 경쟁 치열=이달 중순부터 CMA의 금리가 잇따라 인상됐다. 이는 정부의 콜금리 인상과 더불어 은행들이 예금통장이 CMA로 전환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속속 정기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사실상 무이자에 가까웠던 보통예금 상품에도 일정금액 이상 잔고를 유지할 경우 4%정도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증권사들의 CMA 금리 인상을 떠밀고 있는 셈이다. 이달 들어서만 CMA고객 1위 증권사인 동양종합금융증권을 비롯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한화증권 등이 일제히 금리를 0.1~0.25% 가량 인상하면서 CMA의 수익률이 대부분 5%대로 진입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CMA자산관리통장의 금리를 기존보다 0.1∼0.2%포인트 인상한 연 4.3%∼5.3%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는 종금형CMA는 예치기간에 따라 자동으로 금리가 상승된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도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해 연 4.8∼4.9%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CMA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해 종금형 CMA는 4.8~5.3%로 금리를 인상한 것을 비롯해 교보증권 역시 4.75%에서 4.90%로 높였다. 대우증권이 연 4.75%에서 연 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현대증권도 RP형 CMA 금리를 지난 달 연 4.6~4.7%로 높인 데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다시 4.8~4.9%로, 법인용 CMA 금리는 연 5.0%까지 높였다. 서울증권은 다음달 14일까지 CMA 특판 행사도 진행한다. 서울증권은 이 기간에 고객들이 자산관리형 CMA-RP에 가입할 경우 연 최대 5.1%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한편 일부 RP형 CMA의 경우 바뀐 금리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예탁금을 매도하고 이를 다시 매수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최근 금리가 인상된 RP형 CMA계좌 고객들은 증권사 지점을 찾거나 전화,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 체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인터넷 예약ㆍ 모바일 서비스 등 부가 기능도 업그레이드=증권사들은 고금리 경쟁뿐 아니라 CMA를 둘러싼 다양한 부가기능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존의 체크카드나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이고 CMA고객 확보를 위해 예약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24시간 현금인출 서비스 등에 나서고 있다. 현대증권은 CMA 고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새로운 인터넷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현대증권의 전직원이 고객과 나눈 CMA 계좌 개설과 관련된 정보가 회사 전체 네트워크로 공유된다. 따라서 고객은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해 시간만 예약해놓으면 지점에서 신청서 작성등의 불편함없이 곧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편리하다. 기존 펀드상품의 경우 고객들이 많아 이 같은 인터넷 예약이 실시됐지만 최근에는 CMA 개설 붐에 힘입어 영역이 확대된 것이다. SK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모바일을 이용한 CMA 서비스 확대에도 나섰다. 두 증권사는 SK텔레콤과 제휴해 지난 24일부터 업계 최초로 3세대(3G+) 이동통신인 USIM(범용 가입자 식별모듈) 칩이 내장된 휴대폰으로 주식 및 CMA 거래가 가능한 ‘USIM M-STOCK, M-CMA’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3G폰이면서 M버튼이 있는 휴대폰 단말기에 USIM 칩이 내장되어 있어 기존과 달리 별도로 증권사를 방문해 칩을 발급받을 필요 없이 시세조회, 주문, 차트분석 및 CMA 계좌조회와 금융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동양종금증권은 27일부터 전국 지하철역, 편의점 등의 현금지급기를 통해 CMA 계좌에서 현금을 24시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동양종금증권 CMA 고객은 전국 약 9,000여곳에 설치된 한국전자금융 ‘나이스 현금지급기’와 노틸러스효성 ‘마이캐쉬존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하루 중 어느 때나 현금을 뽑거나 잔액조회도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금리인상과 고객서비스 개선에 나서면서 CMA의 경우 계좌수와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CMA 계좌는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8월 취급 증권사가 9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20여개사로 늘었다. 계좌 수도 1년 전 89만개에서 지난달 말에는 330만개를 넘어서면서 계좌 잔액도 4조3,000억원에서 21조원 대로 급증했다. 윤성희 동양종합금융증권 마케팅 이사는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하면서 자금관리 수단이 기존 은행예금 통장 뿐 아니라 CMA계좌 등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CMA 계좌는 앞으로 금리경쟁은 물론이고 보다 편리한 부가기능들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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