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시가총액 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의 '준대형급' 기업 10여개가 상장 대기에 들어가자 공모주 관련 펀드에 자금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기 전 그간 거둔 수익률 등 성과를 꼼꼼히 체크해볼 것을 권유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공모주펀드 119개에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1조2,2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최근 3개월간 유입된 자금이 1조1,166억원에 달하는 등 공모주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공모주 일부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4개에 들어온 자금은 1,720억원이며 사모형 상품으로도 5,000억원가량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인기는 올 하반기에 연이어 예정된 준대형급 규모의 IPO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루브리컨츠·미래에셋생명·이노션·제주항공·LIG넥스원 등 10여개 알짜 기업들이 오는 7월부터 줄줄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모주펀드의 인기는 투자자들이 기업공개 때 직접 청약해 수백대1을 넘는 경쟁률에 시달리기보다 펀드를 통한 간접 청약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년 공모주 투자가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을 웃돌고 있는 점도 매력을 높이고 있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역시 고위험 고수익의 비우량 회사채와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취지였으나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이 주목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공모주펀드에 투자할 때는 적어도 최근 1년간의 투자 성과를 확인한 다음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펀드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공모주 투자의 특성상 특정 시기에 공모주가 몰리면 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성과가 나쁠 수 있어 1년간의 투자수익률을 뜯어보고 안정된 성과를 올렸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익률의 변동성이 큰 펀드는 가급적 피하면서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너무 커지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공모주의 수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설정액 1,000억~1,500억원 수준이 적당하다"면서 "공모주뿐 아니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이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펀드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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