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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기술 고집은 위험 '적과의 동침'도 불사

경쟁사 기술도 과감히 도입…독자적 표준화 작업과 병행

과거 소니는 비디오플레이어 표준 경쟁에서 자사의 베타 방식을 고집하다가 VHS 진영에 고배를 마시면서 가정용 비디오 플레이어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그만큼 단일 표준에 전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들이 세계 표준으로 등극하는 것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데 아쉬워만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와이브로나 DMB 등 국내 기술만 고집하다가 세계 시장의 표준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각종 표준화 단체에서 활동을 통해 한국 기술의 세계 표준화 작업을 병행하는 동시에 경쟁 업체들의 기술도 과감하게 도입하며 위험분산에 나서고 있다. 통신시장의 표준 경쟁에서 ‘적과의 동침’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DMB뿐만 아니라 유럽의 DVB-H와 미국의 미디어플로 등 3대 모바일 TV 기술을 적용한 휴대폰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는 노키아나 모토롤러보다 한 발 빠른 움직임이다. 국내 업체들은 DMB를 통해 경쟁사들보다 2년이나 앞서 모바일 TV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응용기술들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월 노키아와 제휴를 맺고 DVB-H가 각종 단말기에서 무리 없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공동개발 중이다. 이러한 응용기술과 노하우를 무기로 노키아ㆍ퀄컴 등과 기술협력을 강화하며 로열티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와이브로 기술을 세계화시키는 노력과 병행해 경쟁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비동기식 3G 기술인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WCDMA에서 진화한 초고속이동통신(HSDPA), 3GPP LTE 등 기술력을 축적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WCDMA는 세계 이동통신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향후 4세대(4G) 표준경쟁에서 와이브로의 가장 강력한 경쟁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매년 ‘삼성 4G 포럼’을 개최하며 와이브로의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을 비롯해 전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와이브로를 차세대 통신기술로 도입하려는 것도 4G포럼을 통해 와이브로의 기술력을 세계 통신업체들에 입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4G 포럼은 단순히 삼성 주도의 단독 행사가 아니라 노키아ㆍ모토롤러 등 글로벌 휴대폰ㆍ통신 장비 업체들과 스프린트넥스텔 등 통신사업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글로벌 표준화 회의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노력과 병행해 또 다른 유력 4G 기술인 3GPP LTE의 표준화 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LG전자는 5월 부산에서 열린 3GPP 회의에서 자사가 확보한 기술을 3GPP LTE의 표준으로 반영시키는 작업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만이 HSDPA 휴대폰을 판매하며 시장선점에 나서기도 했다. 통신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표준 경쟁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경쟁구도로 인해 특정 기술이나 업체 혼자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유 기술을 세계화하는 노력과 위험분산을 위해 경쟁업체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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