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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공격] 美 주가 급등·油價급락 `전쟁랠리`
입력2003-03-23 00:00:00
수정
2003.03.23 00:00:00
미국의 경제뉴스채널인 CNBC는 요즘 경제뉴스보다는 이라크전쟁 뉴스로 화면을 채우고 있다. 미 공군이 바그다드를 공급하고 탱크가 사막을 질주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오면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사고 유가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지난주 5영업일 동안 8.4%, S&P500지수는 7.5%, 나스닥지수는 6% 상승해 3대 지수가 모두 연초 출발선을 사뿐히 넘어섰다.
다우존스지수의 주간 상승폭은 지난 82년 10월 이후 20년 만에 최대이며 올해 저점인 11일의 7,524포인트에 비해서는 1,000포인트 올라 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가 트레이딩룸은 미국이 이라크전쟁의 승기를 잡고 수주일 내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거나 바그다드를 점령할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전쟁을 빨리 끝내면 소비와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경기가 풀린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낙관론자들은 91년 걸프전에서 미군이 공습을 시작한 후 주가가 30~40% 급등한 점을 감안, 적어도 앞으로 블루칩 지수의 경우 10% 이상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급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다소의 조정이 있더라도 미군의 바그다드 점령, 후세인 체포 등 굵직한 뉴스가 터질 경우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도 급락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가 지난주 24% 폭락, 배럴당 27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 배럴당 40달러까지 갔던 국제유가가 한달 사이에 30% 이상 급락했다.
유가 하락은 심리적으로는 전쟁 프리미엄이 제거되고, 수급 측면에서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에 돌입하고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대량 방출, 국제석유시장에 기름이 넘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특공대가 모술과 키르쿠크 등의 유전지대를 장악했다는 펜타곤의 설명이 유가 급락을 부채질했다.
이란의 마흐디 미르 모에지 석유차관은 이라크전이 종결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8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셰이크 자키 야마니 석유상이 전쟁 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던 경고는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역류현상이 나타나면서 금값과 미국국채(TB)는 급락하고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 121.88엔까지 올랐고 유로당 1.0504달러에 거래되며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전쟁 전에 안전한 상품으로 인기를 끌어 50년 만에 최저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TB 10년물의 수익률은 3.57%에서 4.10%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전쟁의 돌발적 악재가 나타나거나 미국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미국경제의 기초여건이 단단하지 않다. 때문에 걸프전 직후 나타난 뉴욕증시의 10년간 장기 랠리를 기대하는 건 무리한 상황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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