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부분 부서는 2주 전부터 휴가 체제에 돌입했으며 재정 관련 부문 관리들도 8월 들어서는 대부분 휴가를 떠난다.
물론 그리스 사태로 유로존 위기가 발생한 지난 2년여 동안과 마찬가지로 휴가를 떠나서도 언제든지 일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각국 총리들은 물론 경제 부처 장ㆍ차관, EU 집행위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고위 책임자들도 전화 또는 화상회의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치솟고 있어 하한기를 맞아서도 관계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휴가철이 끝나면 유로존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행사들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12일엔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존의 새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위헌 여부 결정을 하고 같은 날 네덜란드에선 총선이 실시된다.
스페인의 은행권 구제금융 규모도 9월 중순 정해진다.
국제통화기금(IMF)ㆍECBㆍEU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팀의 그리스의 채무상황과 개혁 프로그램 이행 평가 보고서도 같은 달 나오고 이를 토대로 그리스 구제 조건 수정을 둘러싼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관련 부문의 EU 관리들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면 ‘9월 결전’에 대비하고 위기를 헤쳐 나갈 생각에 막막하다고 토로한다. 그간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같은 피라미 급이 아니라 유로존 4위이자 세계 12위 경제국인 스페인과 그보다 경제규모가 두 배나 큰 이탈리아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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