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일본여행객들이 급감하면서 관련 여행업계가 비상이다. 방한 일본인이 지난해 22%나 급감한 데 이어 올해도 20%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기관 및 여행사들은 양국관계에 영향을 적게 받는 개인 관광객에 주력하는 한편으로 대규모 교류행사를 열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의 조사자료를 인용, 올해 골든위크 기간인 오는 25일부터 5월5일까지 한국을 방문할 여행객이 전년 대비 2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JTB 조사에서는 골든위크 기간 동안 해외여행자 수 자체가 지난해보다 11.4% 줄어든 47만4,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한국으로의 여행객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감소폭이 크다. 중국으로의 관광 수요는 11.7%, 얼마 전까지 비상사태가 선포됐던 태국 관광객은 17.1% 줄었으며 미국 본토행은 9.8% 감소했다.
최대 성수기에 이처럼 해외여행이 줄어든 것은 올해 골든위크 기간 초반에 징검다리 휴일 간 간격이 넓어 장기 연휴를 쓰기 어렵게 된데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 부담이 커진 탓이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1년 전 1,200원 안팎에서 4일 현재 1,016원대로 떨어져 한국 여행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5%에서 8%로 소비세율이 오르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관광 수요를 억누르는 요인이 됐다. 실제 올해는 국내여행까지 포함한 골든위크 기간의 전체 여행자 수가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년 대비 3.8% 줄어든 2,243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국 관광 수요가 20% 이상 급감한 데는 한일관계 악화와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 등에 따른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통신은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는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행사들은 한일관계와 일본 정부정책에 덜 영향을 받는 개인관광객에 집중적으로 홍보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방문유치단을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강원도·제주도 등 지자체 7곳, 의료기관 9곳 및 공연단 등이 참여하는 한국관광설명회인 '제3회 코리아트레블 페어'를 오는 11~12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 매년 늘어왔던 방한 일본인은 지난해 274만명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21.9%나 감소했으며 국가별 방한객 순위에서도 처음으로 중국(432만명)에 1위자리를 내준 바 있다.
관광공사 측은 "엔저 등 경제요인과 함께 정치적 문제 등 난제가 쌓여 있어 일본관광객인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올해의 메가이벤트인 인천아시안게임과 함께 요즘 뜨는 상품인 의료관광을 매개로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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