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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택배기사 파업에 시민들 발 동동

"마스크·세정제 시켰는데 왜 안 오나…"

CJ대한통운 일부 기사 파업… 조합원-비조합원 폭행사건 발단

택배소장제 유지 요구 등으로 번져… 일부 배송지연에 주민들 피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울산지역 택배 기사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택배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필요한 생필품인 마스크와 소독용 세정제, 식료품 등을 집에서 택배로 신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CJ대한통운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울산지부 CJ대한통운분회 소속 조합원 90여 명은 지난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 울산지사에는 25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화물연대 CJ대한통운택배분회 조합원 92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발단은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에 발생한 폭행사건에서 시작됐다.

노조측은 "지난 2월 (울산) 동구 택배터미널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에 대해 사측이 비조합원의 해고를 약속하고도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3차례에 걸쳐 교섭 공문을 보내 터미널 확장 이전 등 다른 사안에 대한 대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폭행 사건은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법적으로 교섭권이 없는 임의단체의 교섭 요구에는 응할 수 없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근무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나아가 회사에 단체교섭을 비롯해 택배 소장제 유지, 반품 시 금전적 페널티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임의단체인 화물연대와 교섭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택배 소장제는 택배 기사가 개별사업자 자격으로 회사와 직접 계약하는 것으로, 현재 회사가 대리점을 통해 택배 기사와 계약하는 등 택배 소장제 폐지를 추진 중이라고 택배분회는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에 "개별 소장제라는 제도는 없으며 개별사업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택배 기사에 대한 전산상 코드 변경을 말하는 것인데, 택배 기사와 대리점 사장들에게 학자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산상 조정을 했던 것이며 현재 기존대로 복귀된 상태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노조의 파업으로 울산지역 배송지연사태가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인터넷 쇼핑으로 3개의 물건을 주문한 정모(44)씨는 CJ대한통운을 통해 배달받을 계획이던 2건에 대해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정씨는 "받을 상품이 회사의 일시적인 사정으로 인해 1~2일 정도 배송지연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자만 계속 받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로 필요한 마스크와 세정제를 주문했는데, 아직까지 받지 못해 마음이 조급하다"며 애를 태웠다. 배송추적 시스템으로 확인해도 사흘째 '미출고' 상태로 남아 있는 등 배송지연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200여 명의 택배 기사와 차량을 긴급 투입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배송을 방해하는 데다 파견된 택배 기사들이 울산지역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배송이 하루 이틀가량 늦어지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계속해서 배송을 방해할 경우 업무방해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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