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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업태 파괴바람 거세진다

백화점·할인점, 퓨전형 쇼핑공간 변신서울 문래동에 사는 주부 김모(37)씨는 요즘 할인점에 가는 새로운 재미에 푹 빠져있다. 문래역에서 바로 연결된 삼성홈플러스 영등포점을 찾아가면 깔끔한 인테리어로 장식된 넓은 공간에서 저녁 반찬거리 구입은 물론 은행업무에서 머리 손질, 문화센터 이용까지 간편하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만난 김씨는 "이 곳이 백화점인지 할인점인지 제대로 분간하기 힘들다"면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유통시장의 환경이 급속히 바뀌면서 업태 파괴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퓨전형 쇼핑공간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백화점 같은 할인점'이 등장하고 편의점이나 슈퍼는 '복합서비스센터'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개성과 다양한 욕구를 중시하는 신소비행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유통업계는 우리의 문화적 환경과 소비패턴에 걸 맞는 21세기형 신업태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퓨전 쇼핑공간으로 재탄생 서울 구로동 애경백화점은 요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강서상권을 거머쥐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오는 18일엔 모두 10개관, 2,309석을 갖춘 초대형 멀티 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 게임센터(150평), 인터넷존(100평)과 함께 명실상부한 '유스 존(Youth Zone)'으로 거듭나게 된다. 또 2일부터 백화점 지하 1층에서는 LG수퍼가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며 3층과 4층에는 14개 캐릭터 전문업체가 입점한 캐릭터존, 510평 규모의 북스 리브로가 각각 들어서 고객들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애경백화점 관계자는 "10대와 20대를 주타깃으로 삼아 새로운 쇼핑몰과 문화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2004년 하반기까지 전문상점과 여가레저시설 실내스포츠 클리닉 센터 등을 아우르는 애경 게이트웨이 플라자를 탄생시킬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지난해 말 오픈한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할인점이라는 고유영역마저 허물어버린 업태파괴형 퓨전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창고형 할인점 개념을 과감히 파괴하고 쾌적한 쇼핑환경, 뛰어난 서비스, 다양한 고객편의시설에 대형 서점과 패션몰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뉴코아백화점도 지난해 말 강남점 패션관 1층에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를 오픈한데 이어 올해 초 과천점과 동수원점에 스타벅스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강근태 뉴코아사장은 "백화점의 노른자위 땅에 스타벅스를 유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를 통해 대외 신인도 확대와 고객 집객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업태에 도전장 던진다 유통시장의 맹주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할인점은 백화점에, 슈퍼는 할인점을 각각 겨냥해 상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충주점은 지상 2층에 '탄금홀'이라고 이름 붙여진 넓은 공간을 갖춰놓고 있다. 바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이벤트홀이다. 이 곳에서는 대학생들의 창작 작품전이나 유치원생들의 그림 전시회, 실버 공예전 등 갖가지 전시회가 일년 내내 끊이지 않고 진행된다. 비록 할인점이지만 고급스러운 문화행사를 유치해 점포의 품격을 한층 높이겠다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다. 할인점에서 백화점으로 탈바꿈한 사례마저 등장했다. 그랜드백화점 수원 영통점은 한달 전만해도 할인점이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백화점으로 자리잡았다. 이 덕분에 매출은 과거 하루 2억5,000만원에서 3억7,000만원으로 48%나 껑충 뛰어올랐다. 김종태 영통점장은 "앞으로 스포츠센터까지 유치해 신생활백화점의 컨셉을 살려나갈 방침"이라면서 "백화점과 할인점을 결합한 쇼핑의 명소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복합서비스공간 변신 주부 박모(32)씨는 얼마 전 강남으로 이사간 후 LG수퍼 훼미리점을 이용하면서 슈퍼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이 곳은 매장면적만 700평 규모로 주차공간도 넓은데다 깨끗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매장의 전자화면에서 저녁에 먹을만한 찬거리를 추천 받은 후 고객 쉼터에 놓여진 3대의 인터넷 PC를 통해 이메일까지 직접 확인하곤 한다. 함께 간 초등학생 아들은 옆에서 포트리스 게임을 즐기는 바람에 슈퍼 가는 게 한층 즐거워졌다. 동네 곳곳에 깔린 편의점도 '생활 스테이션(Station)'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침 출근길의 간단한 식사부터 택배, 공공요금 수납, 휴대폰 충전,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 꽃배달 등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통의 김성민과장은 "슈퍼나 편의점은 이제 단순하게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다"면서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정확히 읽어내고 지역밀착형 점포로 변신해야 살아 남는다"고 강조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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