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비문증

눈의 각막 뒤에는 수정체가 있고 그 뒤에는 안구내부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젤리처럼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조직인 유리체가 있다. 이 유리체에 혼탁이 생기면 그 그림자가 망막에 비치게 되면서 ‘날파리증’이라고도 불리는 ‘비문증(飛蚊症)’이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비문증은 흰 벽이나 밝은 하늘을 볼 때 점이나 실ㆍ벌레와 같은 부유물이 떠다니는 듯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고 보려고 하는 방향을 따라 이 부유물들이 따라 다닌다. 눈이 답답해지면서 눈을 비비기도 한다. 비문증 확인은 동공을 확대시킨 후 망막을 살펴보는 것으로 가능하다. 눈 속을 채우는 유리체가 투명한 겔 상태에서 나이가 들수록 액체형태로 변하게 되면서 시신경과 붙어 있는 부분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검사를 통해 시신경과 떨어진 유리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떨어진 부분이 투명하지 않고 혼탁이 생기면서 눈으로 들어가는 빛의 일부를 가리면서 시야에 검은 점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비문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으로 40세가 넘으면 나타나기 시작, 50~60대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비문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인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게 있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유물이 심하지 않을 때는 시력장애에는 영향이 없으나 예민한 사람들은 작은 장애에도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혼탁이 엷어지거나 적응이 될 때까지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으로 혼탁을 제거할 수 있으나 특별히 동반되는 질환이 없을 때에는 수술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다만 눈에 병이 있어 안구의 내부가 흐려지는 병적인 비문증은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망막박리를 들 수 있다. 망막에 큰 구멍이 생기거나 망막이 찢어졌을 때 나타나는 비문증이 그것이다. 단순히 부유물이 떠다니는 수준이 아닌 빛이 번쩍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망막박리를 방치하면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다. 눈 안에 염증이나 출혈이 있을 때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때 유리체에 출혈이나 염증이 잘 일어날 수 있으므로 만성질환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물체의 수가 갑자기 많아지거나 범위가 넓어졌을 때는 이러한 원인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