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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금리통제 능력 상실" 시장 불신 커져

■ 일본증시 5% 폭락<br>10년물 국채금리 고공행진 속 대출금리마저 올라 소비 위축<br>금리 오르자 증시 자금도 이탈… 아베노믹스 기대와 달리 역효과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으로 일본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도쿄증시의 주가지수의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지수는 장중 70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단숨에 1만3,500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 22일 고점 대비 10% 이상 폭락하며 일본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주가폭락의 원인이 되는 금리상승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어 증시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계속되는 일본증시 급락의 도화선이 된 것은 22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이 촉발한 장기금리 상승이다.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장기금리를 하향 안정시키겠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의중과는 반대로 장기국채금리와 시중금리가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증시에서 빠르게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0.5%대에 머물던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0.9%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시중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주택대출(10년 고정금리) 최우대금리를 0.2%포인트 올려 2011년 9월 이래 가장 높은 연 1.6%를 적용하기로 했다.

미즈호와 미쓰이스미토모ㆍ리소나 등 다른 주요 은행들도 금리를 0.2%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중은행이 주택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인상폭도 5월보다 훨씬 커졌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4월 1.35%에서 5월에 1.4%로 0.05%포인트 인상했지만 이번에는 0.2%포인트를 올린다.

연율 1.6%의 10년 고정금리는 2%대에 머물던 2011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리상승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장의 움직임이 시중에 돈을 풀어 대출금리를 낮추고 경기를 끌어올린다는 일본은행의 정책효과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가자 아베노믹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점차 불안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의 금리상승은 경기회복을 반영한 '좋은 금리상승'과는 거리가 멀다"며 "장기금리가 안정되기까지 증시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신중론이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도 시장의 요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도쿄증시 폭락과 관련해 "지금까지 상승속도가 너무 빨랐던 탓이며 증시는 늘 조정을 받게 돼 있다"며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급락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 자체가 흔들리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구로다 총재도 이날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 장기금리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데 대해 해명했다. 그는 "금리를 방치하지 않고 변동폭을 줄여 금융정책 효과를 강화할 것"이라며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통제 능력에 대해 이미 회의적인 시각이 커져가고 있다. 29일 구로다 총재는 은행이나 증권회사 실무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달 이후 국채매입 횟수를 현재의 월 8회에서 10회 이상으로 늘리는 등 금리 급변동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국채매입 방식을 바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금리상승을 억제할 만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앞서 구로다 총재가 장기금리 상승을 "완전하게 컨트롤하지는 못한다"고 전하면서 시장에서 일본은행의 금리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시하라 노부유키 미즈호투신 투자고문은 "장기적인 주가상승세가 바뀌지 않고 있어 1만3,500선에서 저가매수 유입이 기대된다"면서도 "다음달에 노동시장이나 세제정책 면에서 통증을 동반한 개혁이 실현되지 않고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장기적인 시장 흐름이 역행할 리스크가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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