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품귀로 연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미분양 아파트를 잇따라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고 있다. 미분양을 일단 전세로 돌려 운영자금을 마련하면서 입주율을 높여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전세 전환 아파트는 거주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아파트 계약에 나서야 하는 애프터리빙제와 달리 순수 전세계약으로 계약금이나 입주잔금을 내지 않고 전세보증금만 내면 거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의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해 상당 부분 거래를 성사시켰다. 현재 전용 84~145㎡ 일부 잔여 물량을 면적에 따라 1억6,500만~2억2,000만원 선에 전세로 공급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전세난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를 구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건설사가 직접 전세를 주기 때문에 근저당이 없어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영주택은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 일대 '남양주 도농 사랑으로 7단지' 아파트 중 126㎡ 105가구를 전세로 내놓았다. 이 단지는 84~126㎡ 317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인천에서 ▦남동구 만수동 84㎡ 1가구 ▦부평구 부평동 84㎡ 1가구, 108㎡ 20가구 ▦서구 경서동 84㎡ 4가구 등을 전세로 내놓은 상태다. LH는 내년 상반기까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약 2,000가구를 전세로 전환해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하고 있어 불 꺼진 아파트들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4ㆍ1대책 후속 조치로 준공 후 미분양 전세 전환 건설사에 대한 자금 지원 혜택이 제공되면서 전세 전환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