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사를 전공한 윤용구 박사와 여호규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 국가문물국(문화재청에 해당)이 발행하는 '중국문물보'가 최근 고구려 비석 발견 소식을 보도했다"면서 "이번 발견은 고구려사를 비롯한 한국 고대사 학계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했다.
중국문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비석은 마셴촌의 한 주민이 지난해 7월29일 마셴강(河) 근방에서 발견해 지안시 문물국에 신고한 것이다. 문물국은 현장에 조사팀을 파견해 비석에 새겨진 글자를 정밀조사한 결과 고구려 비석임을 확인했다고 중국문물보는 전했다. 비석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결실된 상태로 현재 크기는 높이 1m73㎝, 너비 60.6~66.5㎝, 두께 12.5~21㎝다. 첫머리에는 '시조 추모왕이 나라를 창건하니라(始祖鄒牟王之創基也)' '하백의 손자(河伯之孫)', 그리고 그런 추모가 '나라를 일으켜 (왕위가) 후대로 전해졌다'는 구절 등이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비석이 광개토왕의 아들인 장수왕이 역대 고구려 왕가의 공동묘지인 지금의 지안시 우산하 고분군 앞에 광개토왕비를 건립하면서 또 다른 왕가의 공동묘지인 지금의 마선구 고분군 앞에다가 그 축소판으로 세웠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윤 박사는 "광개토왕비가 종합 안내판이라면 이번 비석은 그 미니어처라 볼 수 있다"며 "광개토왕비가 고구려 선대왕릉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규정한 헌장이나 헌법에 해당한다면 이번에 발견된 비석은 그것과 관련해서 개별 능묘를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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