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디지털시대 리더십은 관리형 아닌 솔선수범형"CEO는 만능선수이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우수한 인력 많더라도 문화없으면 결국 망해… 기업 문화 혁신해야 대담:고진갑 금융부장 go@sed.co.kr 정리=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사진=김동호 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경영은 종합예술입니다. 최고경영자(CEO)는 만능선수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여야 합니다. 구성원들을 조화시켜 능력을 100% 발휘하도록 만들면서 위험 요인을 발견하면 목숨을 걸고 몸을 던져 해결해야 하는 게 경영자입니다" 박종원(사진) 코리안리 사장은 6일 서울 수송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CEO 리더십은 관리형이 아니라 솔선수범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998년 7월 사장 취임 이후 11년 이상 CEO 자리를 지킨 비결로 솔선수범, 변화와 혁신, 도전정신과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꼽았다. 박 사장은 특히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우수한 인력이 많아도 문화가 없으면 결국 망하게 된다"며 "올바른 철학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 서로 소통하고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 최근 거의 모든 직원이 6년에 걸친 백두대간 종주를 마쳤는데 축하드립니다. ▦1998년 7월 외환위기 이후에 코리안리 사장으로 취임했는데 거의 파산직전이었습니다. 직원들도 오랜 공기업 문화에 젖어 현실에 안주하려 하고 매사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구심점도, 미래도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더군요. 한심하기 짝이 없던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로 생각해낸 게 백두대간 종주였습니다. -위험하기도 한데 굳이 계획대로 밀고 나간 이유는 무엇인지요. ▦도전정신, 모험정신을 고취하기 위해서 입니다. 2박3일 종주는 하루 산행과 다릅니다. 오르고 내리는 게 인생 행로와 같습니다. 힘들어 주저앉고 싶더라도 자기와의 내면 승부에서 이겨야 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 보람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모래알 같던 회사에도 협동정신이 생겨났습니다. 처음에는 반발하는 직원도 많았지만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기업문화를 혁신하려는 경영 방침이라며 밀어부쳤습니다. 백두대간을 통한 기업문화 혁신이 지난 10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백두대간 종주로 도전정신을 키웠다니 드리는 말씀인데요. 최근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당하면서 금융사들이 리스크 테이킹에 소극적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편해지려는 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환경은 변하는데 현실에 안주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도 환경이 변하면 거기에 맞춰 신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지 않다는 것은 도전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리스크 테이킹을 하되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합니다. 모험정신을 발휘하되 도처에 깔려 있는 위험을 헤징 하는 것도 경영자의 덕목입니다. -관료 출신으로 최장수이자 가장 성공한 CEO로 꼽히는데 그동안 정립한 경영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변화입니다. 항상 변하지 않는 것은 죽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장 싫어하는 말도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입니다. 시대와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지 않으면 반쪽 CEO로 전락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 의미에서 매번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는 화가를 존경합니다. 예술가와 같은 창의력과 열정을 가지고 순간순간을 창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저돌적으로 몰아붙이는 리더십은 올드 스타일입니다. 조직 스스로 양화가 악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아울러 CEO는 부지런하고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백두대간 종주도 제가 앞장서지 않으면 직원들이 따르겠습니까. 속으로 '너는 해봤어' 하고 반감이 생기겠지요. -코리안리의 올해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수익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4대 전략으로 재보험 수익성 증대, 미래 성장기반 확충, 선제적 리스크 관리, 기업문화 혁신 등을 설정했습니다. 특히 2009년 회계연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국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시장 개척,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당기순익도 650억원으로 지난해 회계연도의 608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목표로 '2010년 세계 10대 해외 보험사'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2008년 세계 11위에 올랐다가 올해 원화 약세의 여파로 일시적으로 13위로 내려왔지만 목표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는 2020년에 세계 5위에 올라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20년에는 매출액(수재 보험료) 가운데 해외 비중을 현재 16%에서 50%까지 늘리고 국내시장에서 생명 및 장기 신상품, 정책보험 개발 등을 통해 고성장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코리안리의 경영전략은 보수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해외 재보험사 인수 등과 같은 적극적인 전략은 고려하지 않고 계신지요. ▦합병을 통해 글로벌 순위를 곧바로 올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정보가 빈약한 상황에서 위험 요소가 많아 신중을 기하려고 합니다. 또 인수를 하더라도 우수인력 유지 등 경영 관리가 더 어렵습니다. 당분간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 해외시장 개척 등에서 자체 성장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 2020년에는 우리 힘으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보험산업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요. ▦정부는 보험사의 건전성 등은 철저히 관리하되 보험 산업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보험 계약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각종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산재ㆍ건강 보험 등 국책 보험에 대해서도 민간이 영위할 수 있는 부문은 과감히 이양하고 정부는 한 단계 더 높은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긍정적 기업문화 정착·인재양성 '심혈' 백두대간 종주 등 통해 '전천후 인재'로 탈바꿈 지난달 20일 설악산 진부령. 박종원 사장을 비롯해 코리안리 임직원 60명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마침내 백두대간 프로젝트를 끝냈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지난 6년간 코리안리 직원 200명은 지리산부터 설악산까지 1,000m 이상의 7개 산악구간 총 260㎞를 종주했다. 이날 마지막 구간은 험하기로 소문난 공룡능선. 게다가 폭우 속에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쳤다. 박 사장은 "하산할 사람은 눈치보지 말고 내려가라"고 직원들에게 권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해봐야죠"라면서 박 사장의 뒤를 따랐다. 코리안리의 기업문화가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박 사장은 "한 방송사의 카메라맨이 취재차 따라왔다가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었는데 여직원들조차 불평불만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글로벌 재보험사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긍정적인 기업문화 정착과 인재 양성이다. 이 두가지를 갖추면 경영실적은 자연스레 뒤따라 온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그동안 기업문화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순환근무제 시행, 전 직원의 간부회의 도입, 실패 사례 발표, 직원 아이디어 공모 등 각종 파격적인 조치를 도입했다. 특히 전 직원의 백두대간 종주를 통해 구축된 긍정적인 기업문화는 경영실적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임직원들이 자신감과 회사 발전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면서 체력ㆍ정신력ㆍ도전정신ㆍ희생정신ㆍ팀워크를 겸비한 '전천후 인재'로 변신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도 독특하다. 특히 2차 면접에서는 산행ㆍ축구ㆍ저녁식사 등을 통해 면접자의 철학과 가치관, 본성 등 거의 모든 면을 평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는 팀워크ㆍ협동심ㆍ의지 등 긍정적인 자세다. 박 사장은 "화려한 스펙보다는 야생마와 같은 인재를 뽑는 게 목표"라며 "채용 과정은 어렵지만 일단 들어오면 왕자와 공주처럼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입사 2~3년차가 되면 모든 직원에게 국내 교육 프로그램 지원은 물론 해외 MBA 유학, 해외 거래사나 사무소 연수 등의 해외 연수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이 해외 정보력과 네트워크를 만들면 코리안리의 약점인 해외 전문가 부족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복안이다. 관료출신… 금융업계 최장수 CEO ■박종원 사장은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에게 붙어 있는 별명은 여러 가지다. '죽어가는 회사를 살린 최고경영자(CEO)' '미더스의 손' '금융업계 최장수 CEO' '관료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CEO' 등등…. 하나같이 다른 CEO들이 부러워할 만한 타이틀이다. 박 사장은 그 비결에 대해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공보관이던 그가 코리안리 사장에 취임한 것은 지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7월. 당시 코리안리는 한마디로 망해가는 회사였다. 회사 담보력 규모가 2,600억원이었는데 회기 말 예상 손실은 2,800억원에 달했다. 박 사장은 공적자금 투입이나 외부자금 조달 없이 구조조정 등 뼈 아픈 노력 끝에 마침내 1998년 회기 말 3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대반전을 이뤄냈다. 이후 코리안리는 박 사장의 기업문화 혁신과 비전 제시, 수익성과 경쟁 개념 도입 등에 힘입어 지난 10년간 연평균 13%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굴지의 금융사들이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 와중에도 코리안리는 보험의 기본에 충실한 투자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박 사장은 "후회할 일은 하지 말고 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말자는 게 인생 철학"이라며 "일을 시작할 때는 꼼꼼하게 사전계획을 짜지만 일단 결심하면 끝장을 볼 때까지 매달려 왔다"며 그동안의 쉽지 않았던 경영 역정을 설명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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