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적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 지도부의 “결단력 있는 조치”를 촉구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또 ‘다음은 이탈리아 차례’란 경고가 꼬리를 물면서 이탈리아 채권 수익률도 마의 7%를 향해 치솟고 있다. 그러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12일(이하 현지시간) “구제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FT는 스페인 은행 구제에 최대 1,000억 유로가 투입되는 조치가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스페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급등했음을 지적했다. 수익률은 12일 오후 사상 최고치인 6.8%대까지 치솟았다.
같은 만기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이날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6.3%대까지 상승했다.
씨티그룹의 마크 쇼필드 선임 전략가는 FT에 “유로 위기가 전례 없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이제는 ‘유로존 붕괴’냐 아니면 ‘재정동맹’이냐는 쪽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재정 통제를 강화하는 것만이 앞으로 더 큰 재난을 겪지 않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에서 이탈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독일이 양보할 것인가”라고 베를린 측을 압박했다고 FT는 전했다.
유럽 지도부의 이런 마찰 속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는 독일이 반대하는 ‘은행동맹’ 실현을 위해 ECB가 역내 중앙은행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 조약에도 ECB의 감독 역할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콘스탄치오는 그러나 사안의 민감성을 참작한 듯 "이에 관해 ECB의 공식 입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전세계가 “경제ㆍ환경ㆍ사회 부문에서 3중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안정과 성장을 회복하는 근본적 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독일 공영 라디오 ARD 회견에서 “이탈리아가 앞으로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과 함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급등하는 데 대해 “시장이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펙터 재무장관은 앞서 이탈리아도 구제 금융을 요청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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