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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원·엔 환율 하락에 대비하자


최근 한국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 수출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0% 선에서 지난해 상반기 9.4%, 3ㆍ4분기 7.27%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한데다 지난해 3ㆍ4분기에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2009~2011년 상반기) 수출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8.8%로 세계적 경제 충격인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직후(2001~2003년)의 7.2%에 비해 여전히 양호한 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ㆍ달러 환율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IT 버블 붕괴 이후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는 고무적이다.

수출기업 환율민감도 감소했지만

522개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2000~2011년) 결과, 2008년 위기 이후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이전에 비해 환율 영향을 덜 받는(영업이익률의 환율 민감도가 0.148에서 0.048로 감소) 것으로 나타났다. 네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첫째, 수출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환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등 환위험 대응능력을 강화했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대응능력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대기업 영업이익률의 환율 민감도(위기 후 0.040)가 중소기업(0.087)보다 낮았다.

둘째, 수출기업들은 해외 생산 비중 확대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 흡수능력(원가 경쟁력)을 개선시켰다.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2005년 64억달러에서 2010년 233억달러로 2.6배 넘게 늘었다.

셋째, 수출기업이 기술ㆍ품질ㆍ브랜드 경쟁력 제고 등 비(非)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수출가격의 전가능력을 향상시킨 점도 환율의 민감도를 낮춘 요인이다. 이는 한국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이 2008년 58개에서 2009년에는 74개로 16개 늘어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의 원ㆍ엔 환율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원ㆍ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5~2007년 100엔당 746~1,022원에서 움직이다 2008년 위기 이후 1,175~1,617원으로 크게 올랐다. 원ㆍ엔 환율의 상승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합하고 있는 우리 주력 수출 제품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국과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0.7 이상으로 높은 품목(자동차ㆍ선박 등)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6%에 이를 정도로 높다. 다시 말해 금융위기 이후 수출기업 수익성이 환율에 덜 영향 받은 이유는 수출 기업들이 환위험 대응능력, 원가 경쟁력, 사업구조 고도화로 잘 대응한 면도 있지만 높은 수준의 원ㆍ엔 환율이 지속된 외부 환경 덕도 보았다는 것이다.

원가·기술·품질 경쟁력 더 높여야

그런데 향후 좀 길게 보면 원ㆍ달러 환율과 원ㆍ엔 환율이 동시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크게 우려된다. 그래서 향후 수출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환리스크 대응능력, 원가ㆍ기술ㆍ품질 경쟁력 등 비용 흡수능력 개선과 함께 사업구조 고도화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는 2004~2007년 대폭적인 원화 강세기에 수출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대폭적인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지만 해당 기업의 대응방향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어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정부 당국은 환율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를 지원하고 환율의 급변동을 줄이기 위해 외화 유출입에 따른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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