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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극장·공원에 구름인파… 일상선 사실상 '메르스 프리'

■ 메르스 충격 벗는 지역경제

관광지 방문객 수·백화점 매출 회복세 뚜렷

주요 경제지표 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 근접<br>정부, 8월 2일 '메르스 종식' 공식 선언 검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사실상 종식단계로 접어들면서 인파가 몰리는 식당과 관광지 등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꿈틀대고 있다. 초복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식당 앞에 삼계탕을 먹으려는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길게 줄을 서 있다. /권욱기자


지난 11일 전남 순창군의 강천산 군립공원의 매표소 앞. 주말을 맞아 이곳에는 형형색색의 등산복 대열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가족·친구·직장동료 등 주말 산행에 함께 나선 이들에게서는 웃음만이 넘쳐났다.

사실 이곳은 그간 울상이 짙어져만 간 곳이었다. 지난 6월4일 순창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한 마을이 통째로 폐쇄되면서 관광객은커녕 지역 사람들조차 집 밖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는 속된 말로 '쑥대밭'이 됐다. 순창군에 따르면 지역 대부분 업종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70~80%까지 떨어졌다. 당연히 주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하지만 이제 스산한 분위기는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메르스 신규환자가 일주일째 발생하지 않아 사실상 종식단계에 접어들면서 강천산에도 관광객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해 예년 수준으로 증가했다. 강천산 군립공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약 23%나 감소됐던 방문자수가 7월 첫째 주 지난해 비해 28%나 늘어난 1만3,400명으로 집계됐다"며 "이 정도면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천산에서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경(54·여)씨는 "메르스 발생 이후 단체손님 예약이 100% 취소되는 등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지금은 관광객들이 부쩍 늘면서 예전과 같은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전국의 지역 경제가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 기세를 보이고 있다. 관광지·극장·다중이용시설 등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상화'의 기미는 각종 수치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시민들 일상생활에서는 '메르스 종식'이 선언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주 말인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뚜렷하게 감지됐다. 기온이 최고 34도까지 올라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종로의 대다수 호프집에는 시원한 맥주를 찾으러 온 이들로 붐비었다. 종로의 한 치킨집에서 일하는 김모(37·여)씨는 "이번 주 들어 직장인 회식이 부쩍 많아졌다"며 "매출이 30%가량 줄었던 6월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저녁을 먹던 직장인 정모(27)씨는 "메르스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관심거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회복의 분위기는 각종 수치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전국 대형소매점 매출액과 관광지 방문객 수 등 주요 지역 경제지표가 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백화점 3사의 전국단위 주당 매출액은 메르스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6월 첫~셋째 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15.7%나 적었지만 넷째 주와 7월 첫 주에는 지난해 매출액의 99.3%까지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르스 1차 유행지인 경기 평택의 대형소매점들도 회복 기세가 뚜렷하다. 6월 첫째 주 대형소매점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7.2%나 떨어졌으나 셋째 주부터 회복세가 시작해 7월 첫 주에는 지난해 대비 94.6% 수준까지 늘었다.



부산 자갈치 시장 방문객 수도 지난해에 근접했다. 지난 7월 첫째 주 7,900명이 자갈치 시장을 방문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91.9% 수준이다. 전주 한옥마을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지난해에 비해 75.9%나 떨어졌던 입장객 숫자는 7월 첫째 주의 경우 39.3%까지 회복했다.

특히 광주 시립미술관 입장객 수와 강원 춘천의 남이섬 관광객 수는 오히려 지난해를 웃돌았다. 광주 미술관은 6월 셋째 주 입장객이 지난해 대비 58.2%나 줄었지만 7월 첫 주에는 지난해보다 32.4%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남이섬에도 7월 첫째 주에 2만6,209명이 방문해 전년도 대비 약 134% 증가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본격적 휴가철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는 지역 경제 회복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메르스 확산세가 빠르게 꺾이면서 보건당국도 서서히 메르스 종식 선언 시점을 조율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까지 메르스 신규 환자가 일주일째 나오지 않았고 새로운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으며 격리자는 50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지막 감염병 환자 발생 이후 감염병원균의 최대 잠복기의 2배 이상이 지나면 사태 종식을 선언한다. 따라서 앞으로 신규환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메르스는 최대 잠복기가 2주일인 만큼 마지막 환자가 이달 5일 나온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2일 종식 선언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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