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만대, 1960년 서울경제신문 경제백서에 실린 자전거 산업의 성적표다. 1943년 부품 생산으로 첫 출발한 자전거 산업이 완전조립을 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당시 선진국에서도 드문 완전조립ㆍ일괄작업을 해냈다. 350여 부품 중 2개를 제외하고는 국내 50여 공장에서 생산이 이루어졌다.
정점은 87년. 수출 100만대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90년대 중화학 공업 육성으로 노동집약적 경공업인 자전거 산업은 쇠락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경제위기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물량공세로 국내 업체의 90% 이상이 문을 닫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인건비 상승 등 제조원가 부담으로 해외 공장 이전을 통한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해외생산은 국내 생산 기반 붕괴로 이어졌다. 2008년 수입량이 194만대로 국내 수요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생산량은 2만대로 1%에도 못 미친다. 수출은 9,800여대.
세계 자전거 시장의 중추는 차이나. 중국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대만은 고급제품으로 이름이 높다. 제조업 포기의 대가는 혹독하다. 우리나라는 자전거 산업의 부활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갈 길이 멀다. 산업 기반의 소멸로 기술체계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방법이 없을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기술이 들어간 부품을 개발하고 업체간 부품 규격화, 브랜드 개발에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함태현 대학생인턴기자(중앙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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