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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이라크 청사진은 나왔지만…

파이낸셜타임스 5월26일자

드디어 미국과 영국이 오는 6월30일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하는 결의안을 국제연합(UN)에 제출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연설에서 미국이 어떻게 이라크에 권력을 넘길 것인지에 대해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미군 주도의 연합군이 새 임시정부의 통제하에 놓일 수 있을지 의문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라크 주권은 허구가 될 것이다. 이라크인은 분명한 해결책을 원하고 있고 그들의 반응은 세계 여론을 형성시킬 것이다. UN 결의안은 주권 이양에 가능한 최소한의 조건을 담고 있는 것인가. 이 같은 결의안은 6개월이나 1년 전에 제출됐어야 했다. 1년 전 본지는 UN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라크 주권을 이양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지금 이라크의 치안은 더욱 불안해졌고 포로학대 추문으로 미국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정치 및 경제적 측면에서 결의안은 매우 완벽하다. 결의안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선거를 치르고 이라크가 석유수출대금을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안보 권력 이양 측면은 불투명하다. 결의안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안보와 테러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이라크 정부의 통제하에 놓일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원칙적으로 이라크가 군사작전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갖는다고 말했지만 부시는 미군이 신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부시가 이라크 정책에 대한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순조로운 이라크 주권 이양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다. 그는 이라크의 상황이 악화되자 당초 계획과 달리 UN에 손을 뻗치고 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이 같은 정책 수정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세계의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선을 맞아 국내 지지도가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하나씩 UN에 양보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포로학대 파문이 확산되자 부시는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속죄의 제스처를 취하고는 있지만 바드다드에 건설 중인 초대형 미국대사관을 보노라면 미국의 진실성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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