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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감면도 시장 살리기 역부족… 반짝 거래후 관망 모드

■9·10대책 시행 한달… 부동산 시장은<br>강남권 재건축 호가 급등에 매수세 다시 잠잠<br>미분양 단지도 문의만 늘고 계약 안돼 한숨만<br>"거시경기 지표 악화가 원인… 정치권 나서야"

시행 한 달여가 지난 9·10 대책도 얼어붙은 시장을 회복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추석 연휴 직후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가 최근 다시 호가가 떨어지는 추세다.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경제DB



"예전 같으면 이정도 대책이면 시장이 들썩했겠죠. 한데 반짝 거래가 되는 것 같더니 다시 잠잠해지네요. 경기 탓이죠."(개포동 A공인 관계자)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9ㆍ10대책이 지난달 24일부터 시행된 지 한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취득세ㆍ양도세 감면이라는 파격 조치도 얼어붙은 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추석을 전후로 거래가 늘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값이 올랐지만 거래호가가 급등해 오히려 매수세는 다시 숨을 고르고 있는 형국이다. 진정세를 보이던 가격 하락폭도 10월 말 들어 다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거시경기 지표가 악화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상쇄시켜 '백약이 무효'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서울 매매가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조치가 시행되면서 추석 이후 0.02%까지 줄었던 하락폭이 다시 커지는 추세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대출금리 인하에도 매수자들이 선뜻 매매에 나서기를 꺼린다"며 "급매물로 나온 소형 주택이 실수요자 위주로 간혹 거래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재건축시장… 반짝 거래 이후 다시 관망세=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이 같은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취득세 감면이 시행된 지난달 24일 직후인 추석연휴를 전후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는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호가가 3,000만원이 넘게 올랐다. 8월 호가가 5억7,5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1단지 36㎡(전용면적 기준)는 6억1,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1주일에 1~2건에 불과했던 거래도 추석 이후 10건이 넘었다.

하지만 호가가 급등한 뒤 매수세는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고 이후 최근에는 다시 호가 조정이 이뤄지며 최근에는 호가가 5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9월 시세가 8억7,000만~9억원선이었던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82㎡도 추석 이후 호가가 9억2,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호가가 추석 전보다 더 떨어진 8억6,000만원에 나온 매물도 있을 정도다.



잠실동 P공인 관계자는 "대책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반짝 거래 이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최근 경기 지표가 급격히 나빠지다 보니 집값이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도 문의만 늘 뿐 계약은 미미=5년간 양도세 면제라는 혜택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미분양 단지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부 계약률이 오른 단지도 있지만 대부분 문의만 늘었을 뿐 계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국토해양부 온나라부동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 조치가 시행된 9월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1,552가구로 전달보다 2,041가구 증가했다. 준공 이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848가구 늘어난 2만7,437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경기 지역이 각각 93가구, 74가구 줄었지만 인천 지역에서 208가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는 미분양 물량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최근 신규분양이 집중됐던 경남 지역은 미분양이 1,618가구가 늘기도 했다.

대형 미분양이 밀집한 용인 성복동 D공인 관계자는 "대책 이후 반짝 계약률이 높아졌지만 다시 주춤하는 것 같다"며 "다만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중소형은 간헐적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분위기여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정책보다 기대심리 회복이 중요=전문가들은 각종 거시 경기 지표가 악화되면서 시장의 구매심리가 얼어붙은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정부가 시장을 살리겠다는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매수심리가 가라앉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정치권에서 심각한 부동산 경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과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을 시장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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