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영국의 한 공항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렸다.
29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영국 개트윅공항(Gatwick Airport)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분 12%를 확보했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76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당시 국민연금의 투자자금이 1,74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총 투자금의 44%를 배당을 통해 회수한 셈이다.
개트웍공항 투자에는 국민연금 외에도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CalPERSㆍ캘퍼스)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ADIC)도 참여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트윅공항이 지난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영업성과도 좋은 점을 감안, 고배당을 승인해 이 같은 성과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트윅공항은 히드로공항에 이어 영국의 2대 공항으로 꼽히는 곳으로 런던도심에서 남쪽으로 48㎞ 떨어져 있다. 특히 런던 올림픽 성수기를 대비해 대한항공이 28일부터 신규 취항에 들어가 국민연금의 투자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트윅공항 투자는 미국 최대 석유제품정제 운송 파이프라인 운영회사인 '컬러니얼 파이프라인(Colonial Pipeline)'과 함께 국민연금의 성공적 인프라 투자 케이스로 평가 받고 있다"며 "런던 올림픽 특수 등을 감안할 때 대한항공의 신규 취항은 국민연금의 지분가치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개트윅공항과 함께 HSBC타워 등 영국 현지 인프라에만 2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국부펀드(CIC)와 네덜란드 연기금(APG) 등과 공동으로 호주 멜버른 유료도로인 이스트링크에도 투자했다.
이 같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인프라ㆍ부동산ㆍ사모투자 등 해외대체투자를 통해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프라 투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민연금도 올해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대체투자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7.8%에 머물던 대체투자 비중을 올해는 9%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투자 지역과 대상, 통화 등도 다변화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트윅공항은 연간 이용객 기준으로 히드로공항에 이어 영국 내 2위이며 유럽 내에서는 6위의 공항이다. 매년 3,200만명의 여행객이 이용하고 있다. 개트윅공항은 활주로 1개와 터미널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연간 최다인 3,500만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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