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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러시아에서 본 'K푸드'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한국문화원의 한식 홍보행사장.

가수 심수봉이 불러 히트한 러시아 노래 '백만송이 장미(Million Alyh Roz)'가 울려 퍼졌다. 널리 알려진 곡인 만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사람, 러시아인 모두 흥얼댔다. 두 나라가 문화적으로도 제법 가깝다는 의미였다.

실제 러시아인들은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K푸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오르로바 발렌티나 32대 총장은 김밥에 대해 "꾸스나(러시아어로 맛있다는 뜻)"를 연발했다. 행사 자원봉사자인 쓰베틀라나씨도 "약간 맵지만 한식은 다 좋아한다"고 했다. 현지 한식 학교 졸업생들이 만든 비빔밥은 금세 동이 났고 불고기도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상당수 러시아인들은 우리나라 음식에 "맵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표 음식인 비빔밥은 고추장이 빠질 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추장은 매운 정도가 등급별로 세분화돼 있지 않다.

음식의 표준화도 더디다. 아직 러시아에는 제대로 된 한식당이 없다. 정재선 한국관광공사 러시아 지사장은 "한식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음식점의 체인화 사업이 필요하다"며 "이 경우 자동적으로 음식의 표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체인식당에서 어디를 가나 품질이 크게 차이가 없는 한식을 맛볼 수 있게 된다면 'K푸드'의 위상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커질 것이다. 러시아 제3의 도시인 카잔에서는 맥도날드를 제외한 외국 음식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햄버거와 콜라로 대변되는 맥도널드는 미국 음식은 물론 미국식 문화와 사고방식까지 수출하고 있었다. '한국판 맥도널드 지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규용 장관은 이날 "'K팝'에는 'K푸드'가 따라나가야 한다"고 했다. 삼성과 현대는 이미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고 걸그룹 소녀시대는 전세계적인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는 'K푸드'차례다. 한식의 표준화와 한식당 체인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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