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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당연해 보이는 완착

제2보(17~27)

먼저 포인트를 따낸 쪽은 딩웨이였다. 흑17의 급소 일격이 너무도 기분좋은 수였다. 18의 굴복을 기다려 19로 연결하고 나니 나비처럼 경쾌한 행마를 시도했던 조훈현이 발목을 꽉 붙잡혀 버린 형상이다. 백20은 최선. 계속해서 22까지도 절대수였다. 원래는 흑의 진영이던 우상귀가 백의 손에 넘어갔고 흑은 대신에 23의 절호점에 손을 돌리게 되었던 것인데…. 당연해 보이는 23이 일종의 완착이었음이 나중에 드러났다. 그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조훈현은 구태여 상변의 백 한 점을 움직이지 않고 밖에서 이용하기로 했다. 우선 백24로 한번 이용하고 26으로 다시 한번 이용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서 딩웨이의 손길이 얼어붙고 말았다. 정상적으로 두자면 참고도의 흑1로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면 백이 2로 다시 한번 밀고들어오는 것이 꺼림칙하다. 그곳까지 당해서는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딩웨이는 27로 붙여 먼저 그 방면의 국경선을 긋겠다고 나섰고 이 수가 새로운 전투의 불씨가 되는데…. 애초에 흑23으로는 가에 우악스럽게 누르는 것이 멋진 수였다고 한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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