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물면 끝장 보는 '뚝심의 승부사'<br>철저한 법리공방으로 부당과세 잇달아 밝혀내<br>배당간주제 허점 지적등 새로운 판례 만들기도<br>'쌍용차 임직원 신주인수 적법' 증명해 회생 도움<br>"국제조세 실무소송 경험 책 발간, 선례 만들것"
법무법인 세종의 조춘 변호사(50ㆍ사법연수원 19기)는 조세분야에서 뚝심 강하기로 유명하다. 한번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이 원하던 결과를 얻어 낼 때까지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조 변호사는 2003년 10월, 국세청이 I사 주주들에게 지난 2000년 기업간 합병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했다며 2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사건을 맡게 됐다. 조 변호사는 세법상 두 기업의 주식을 모두 가지고 있는 주주의 경우, 실제 이익보다 증여세가 과다하게 산출되는 문제점을 지적해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두 기업은 주식가치가 서로 다르고 이를 강제로 조정할 경우 한쪽은 주가가 올라가지만 다른 쪽은 주가가 내려가기 때문에 이익과 손해가 동반되는 데 반해 국세청이 손해부분은 제외하고 이익부분만을 판단해 과세했기 때문에 다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1심 재판부는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조 변호사는 곧바로 항소하기로 했다. 의뢰인들은 세금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념하고 1심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조 변호사는 "명백히 위법한 과세다"며 "기본보수 없이 인지대만 지불해 주면 항소심을 이겨보겠다"고 설득했다.
결국 그는 "이익과 손해 부분을 주주에게 동시에 고려해 줘야 한다"는 내용의 정부 유권해석을 받아내 재판부에 추가로 제출하고 설득한 끝에 과세를 취소하는 판결을 얻어냈다.
국세청이 상고를 포기하는 바람에 대법원 판례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대신 한번 옳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보수 없이도 끝장을 보는 조 변호사의 뚝심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전설을 남기게 됐다.
◇국세청과 법리공방 즐기는 '검투사'=조 변호사는 91년 검사 임관과 함께 출중한 수사능력을 인정 받아 검찰 내 인재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4년 만에 검찰을 나와 법무법인 세종에 둥지를 틀었다. "사실관계를 파헤치는 (검사) 역할보다는 법리공방을 담당하는 (변호사) 업무가 더 끌렸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에서도 조세분야가 본격 소개되기 전부터 재무행정법을 통해 세법을 익히고, 프랑스행정법을 공부할 정도로 이 분야 대가다. 96년 석사 졸업논문으로 '프랑스 행정법상 Travaux publics에 관한 손해배상제도'를, 2001년 박사논문으로는 '취소소송에 있어서 행정행위의 취소사유에 관한 연구를 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과세분야도 행정분야에 속하는 만큼, 조 변호사는 검찰로 잠시 외도를 했지만 일찌감치 세법전문 변호사의 길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검찰 출신 세법전문가라는 주위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그는 "세법은 '숫자에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라며 "세법은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 등 변호사가 이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세과정의 법리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법은 수가 밝은 변호사가 하는 것이 아닌, 수를 바탕으로 법적인 사고 능력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또 "조세소송의 특징은 일반민사나 상사소송에 비해 법규해석과 조세법규의 헌법적 정당성 문제 등 법률적인 쟁점이 주된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세법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법리적 공방을 즐기는 변호사에겐 더 매력적인 분야"라며 굉장한 자부심을 내 보였다.
◇조세분야 '판례제조기' 별명도=국제조세조정법과 국내 소득세법이 충돌한 배당간주제도 사건은 조 변호사의 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2006년 K씨는 자신이 가진 외국법인의 주식에 대해 배당 받지도 않은 돈을 소득으로 간주받아 국세청으로부터 종합소득세를 추징당했다.
K씨가 출자한 회사가 조세피난처인 홍콩에 있어 따로 소득세를 물지 않고 있고 K씨의 이익이 국내에 반입되면 세금을 물어야 한다며, 국세청은 "K씨가 회사에 배당 가능한 이익이 있음에도 이를 유보하고, 조세피난처를 활용해 세금을 회피했다"고 판단하고 2005년 개정된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라 이익 배당간주로 2001년에서 2004년에 걸쳐 28억여원을 징수했다.
조 변호사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국제조세조정법이 배당간주를 규정하고 있지만, 따로 배당간주에 따른 과세방법과 절차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열거된 과세여야 함에도 배당간주제도는 국제조세조정법에만 있을 뿐 소득세법에는 명문규정도 없다는 점을 재판부에 강조했다.
결국 재판부는 "배당간주를 통한 K씨의 소득 측면이나 배당간주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법률적인 측면에서 2005년 법률개정 전의 일은 과세할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미 인정된 같은 사실을 두고 국세청이 주장한 과세근거가 조 변호사의 법리적 해석에 의해 불발된 것이다.
◇쌍용차 위기극복 단초 마련=기업회생절차를 밝고 있는 쌍용차와 조 변호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직후 워크아웃 중이던 쌍용차는 임직원들이 신주 인수를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국세청은 쌍용차의 이 같은 행위가 '법인세 탈루행위'라며 2007년 55억여원의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을 했다.
당시 쌍용차 측은 임직원의 퇴직금을 담보로 무이자로 인수자금을 대여했고, 국세청은 이 행위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이자에 대한 수익감소를 명분으로 법인수익을 감소시킨 '법인세 탈루'로 봤던 것이다.
하지만 조 변호사는 "쌍용차가 직원에 대해 회사이익을 부당하게 증여한 것으로 본 것"이라는 국세청 해석과 달리 편법거래가 아닌 기업개선작업 상황에 있는 회사의 가장 합리적인 거래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가는 떨어질 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것으로 이익이전을 통한 편법이 아닌 회사와 회사원이 모두 리스크를 공유한 합리적 거래였다는 것이 조 변호사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기업의 회생을 위해 회사의 퇴직금까지 담보로 하는 위험을 감수한 쌍용차 측의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거래였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고, 1심과 2심에 이어 지난달 10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얻어냈다.
쌍용차는 최근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지만, 55억원의 세금부과가 그대로 이어졌더라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조 변호사는 쌍용차 회생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할 만 하다.
◇"국제조세 분야에서도 명성 떨치겠다"=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꿈은 국내를 뛰어 넘어 국제 조세 분야에서도 최고가 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외자유치라는 지상목표에 따라 너무 많이 개방을 해 놓음에 따라 외국자본에게는 치외법권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해외자본과의 조세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최근에는 국제재정학회에서 한ㆍ중 조세관련 소학회를 만들어 첫 세미나를 가질 정도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세법을 전공하고 각종 국제분쟁에 잔뼈가 굵은 그이지만, 시장은 더욱 커져가는 데 비해 특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또 국제조세분야 책도 내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그는 "현재 국제조세와 관련해서 책은 나와 있지만 변호사의 실무소송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은 없다"며 "실무를 중심으로 한 차원 높은 선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고인 물은 쉽게 썩게 마련이다. 그래서 조 변호사는 그는 자신이 쓴 책을 후배들이 계속 보완해 시간이 흐를수록 완성도가 높아지는 책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조 변호사는 "책이 쓴 시점에서 멈춰있다면, 거기서 끝이지만 후배들이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 간다면 후대에 길이 남아 살아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뚝심의 사나이, 조 변호사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치기 위해 쉼 없이 도약을 준비중이다.
He is…
▲1960년 부산출생
▲1979년 부산 동인고 졸업
▲1984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6년 서울대 법학 석사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1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
▲1993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1994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01년 서울대 행정법 박사
▲2002년 미국 UC 버클리 법과대학 (LL.M.)
▲2004년 감사원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2007년 사법연수원 민사변호사 실무교수
▲2008년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회장
▲2009년 행정안전부 감사청구심의회 위원
사안별로 뛰어난 유기적 협조 장점
●세종 조세팀은
법무법인 세종이 자랑하는 조세팀의 강점은 유기적인 협조체제다. 10명의 조세전문 변호사는 물론 회계사와 세무사 8명과 전직 세무관료출신 고문들을 통해 사안별로 가장 효율적인 협력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다.
세종은 각 사안별로 조세일반자문 단계에서부터 세무조사 및 불복단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적자원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세쟁송 분야는 세종 조세팀이 가장 자신감을 가지는 분야다. 전문적인 조세법 지식과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서 조세 및 관세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헌법소원에 이르기까지 과세관청으로부터 부당한 과세를 당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한미조세조약상 특허권사용료의 범위와 관련한 법인세부과 사건' '특허ㆍ상표권 등에 대한 로열티 관세과세가격포함 사건' '금융기관의 신탁보전금 법인세부과 사건' '외국자회사 주식의 저가양도 법인세부과 사건' 등을 처리해 명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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