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의 사설/9월 4일] 양안관계 건강한 발전을 위한 대만의 선택
입력2009-09-03 17:58:32
수정
2009.09.03 17:58:32
월스트리트저널 9월 3일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달라이라마가 지난 8월30일 대만을 방문했다. 대만은 태풍 모라꼿으로 무려 500명 이상의 국민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고 이에 야당인 민진당이 달라이라마에게 시름에 빠진 국민을 위로해달라며 방문을 요청했다. 대부분이 불교 및 도교 신자인 대만 국민은 그의 방문을 크게 환영했다.
태풍 모라꼿이 대만을 강타했을 때 마잉주 총통은 늑장 대응과 미숙한 조치로 여론의 지탄을 받으면서 최근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에 마 총통은 지지율 회복을 위해 달라이라마의 방문이라는 결코 내키지 않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단 중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는 마 총통과 집권 국민당은 달라이라마의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방문 기간에 그를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당은 지난주 중국에 관계자를 보내 달라이라마의 방문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주권국가인 대만이 내정사안을 결정하는 데 중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보일 소지가 크다. 이번 방문에서 달라이라마의 공적 행보는 원래 계획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1일 계획된 기자회견은 돌연 취소됐고 대규모 법회 등도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의 대만 방문 자체를 반대한 중국이 이 정도의 조치에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다. 중국 공산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는 중국 인민은 정부가 반체제인사로 지명한 인물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매우 두려워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공산당 대변인의 성명을 인용해 “달라이라마의 대만 방문은 양안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성 보도를 내보냈다.
달라이라마의 국제적 행보에 그동안 중국이 보인 격한 반발에 비하면 중국의 이번 반응은 그다지 심한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 해도 마 총통이 달라이라마를 만나는 문제는 대만 정부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 만약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어떠한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반면 대만은 중국 지도자들에게 대만 국민이 중국의 경제적 번성의 일부를 취하고자 자신들의 정치적 자유를 내주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양안관계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