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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나홀로 강세] 외국인 매수 걸림돌 되나

환율 1,100원대 무너지며 환차익 욕구 커질 가능성… 단기간에 자금 유출 우려<br>출구전략 땐 다시 달러강세 "수출주 영향 제한적" 분석도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지난달 말부터 국내 증시로 강하게 들어오던 외국인 자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원화 강세가 국내 증시와 수출주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근 국제외환시장에서 외국인이 시리아 사태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노린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통화로 금리가 높은 통화에 투자하는 금융거래) 투자 행태를 보이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단기간에 외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6%(8.93포인트) 오른 1,933.7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815억원)보다 순매수 규모를 확대한 2,1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8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날 원ㆍ달러 환율 1,100원대가 무너지면서 외국인의 매수 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097원으로 지난 5월9일(1,091원) 이후 4개월 만에 1,100원대가 붕괴됐다. 반면 엔ㆍ달러 환율은 99엔까지 오르고 있고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통화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화 강세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이 금융위기인 가운데 국내 증시만 유독 강세를 보인 흐름이 끝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외국인의 '바이(Buy Korea)코리아'가 국내 증시의 안정성 때문이 아니라 단기 원화 강세에 베팅한 캐리 트레이드 성격의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 증시 변동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과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계약이 5월 31만9,634계약, 6월 29만8,574계약, 7월 28만6,329계약으로 3개월 연속 줄어들었지만 8월 32만9,229계약으로 크게 늘어났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원화 강세는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와 시리아 사태로 국제외환시장에서 위험선호거래 중 하나인 캐리 트레이트 포지션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엔화와 스위스프랑과 같은 안전통화를 조달해 아시아통화나 상품통화에 투자하는 형태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빼낸 자금으로 국내 국채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이 단기 원화 강세와 국내 시장 변동폭에 투자했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외국인 수급과 수출주의 경쟁력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미국이 QE 축소를 단행하면 다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강세는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시장 순매수에 더해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조선주의 대규모 선적수주에 따른 달러가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국채 매입을 서서히 줄이는 QE 축소를 시작하면 다시 달러화 강세로 돌아서 원화 강세가 진정되기 때문에 국내 수출주가 받는 타격은 희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0원가량 움직인다고 해서 외국인의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수출업체도 환율움직임에 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현재 보이는 원화 강세가 경쟁력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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