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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현대차 탄소섬유 공급확대 이어 유럽 진출도

"비정유사업서 활로 찾자" 정유사 '脫정유' 바람

정유 부문 '캐시카우' 흔들리자

전기차배터리·석유화학 투자 등 사업 다각화로 불황 탈출 모색


지난 2012년, GS칼텍스 폴리머기술개발팀은 당시 갓 개발한 탄소섬유 LFT(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가 회사의 미래를 견인할 소재라는 판단을 내렸다. 강철과 비교했을 때 무게는 절반에 불과하면서도 강성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이 소재가 자동차, 비행기 등 각종 산업분야의 주 소재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 사업)이자, 기업의 모태인 정유업이 흔들리기 시작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하기도 했다. 때마침 같은 해 현대차에서 자동차용 탄소섬유 소재를 공급해 줄 업체를 찾는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GS칼텍스도 참여를 선언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 GS칼텍스는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해 현대·기아차가 출시할 대부분 차종의 선루프 프레임에 자사의 탄소섬유 LFT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아차의 '쏘렌토' 한 모델에만 이 소재를 적용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이 확대되는 셈이다.

GS칼텍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탄소섬유 소재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제조사인 미국의 테슬라와 탄소섬유 LFT 소재 적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의 자동차 모듈 제조사와도 소재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올해 말까지 연 2만톤 규모의 탄소섬유 LFT 생산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정유사인 GS칼텍스가 이처럼 비(非)정유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유 사업만으로는 생존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GS칼텍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사들은 지금까지 매출의 70~80%를 정유 사업에 의존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 왔지만,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인해 폭격을 맞다시피 했다.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 S-OIL은 회사 창립 이후 사상 첫 적자를 낼 정도였다.

이전에도 유가 하락으로 실적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난해를 계기로 정유 사업에 더이상 의존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 증가세가 정체된 반면 셰일층에서 뽑아올린 셰일오일 등 비전통석유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석유공급 과잉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정유사들이 '종합에너지기업' 같은 새로운 정체성을 내세우며 탈(脫)정유를 외치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S-OIL은 내년 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센터를 완공하고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S-OIL 관계자는 "정유사업은 수익성이 좋아야 2, 3%로 굉장히 제한적이지만 석유화학 등의 비정유사업에선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올레핀 다운스트림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E&P)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타이어·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 합성섬유·플라스틱 등의 소재인 혼합자일렌 사업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유사들은 해외 시장도 공략할 수 있는 윤활유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최악의 고비를 넘기고 지난 1·4분기부터 흑자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0조2,584억원, 영업손실 4,563억원을 기록한 GS칼텍스는 지난 1·4분기에 3,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점쳤던 증권가의 예상보다도 훨씬 높은 실적이다.

SK이노베이션, S-OIL도 1·4분기에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현대오일뱅크 측은 "올해 대대적인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지난해 수준의 실적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유가가 계속될 경우 흑자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탈 정유'에 대한 정유사들의 절박함은 그래서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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