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성 한국신용평가 기업ㆍ그룹평가본부 실장은 26일 여의도에서 열린 ‘2013년 제 1차 크레딧 이슈 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사 전체 PF우발채무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다른 등급에 비해 A등급의 건설사 PF채무 감소 속도가 느리다”며 “PF채무 부담이 큰 A등급의 건설사 경우 PF대출 축소 과정에서 주택사업 역량에 따라 유동성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 ‘AA-’에서 ‘CCC’에 이르는 국내 3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등급별 평균 PF우발채무 규모를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AA’등급은 2008년 10조8,000억원에서 2012년 9월 6조5,000억원으로, ‘BBB’등급은 4조8,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각각 39%, 45% 줄었지만 A등급은 11조2,000억원에서 10조 7,000억원으로 4.4%줄어드는 데 그쳤다.
문제는 PF채무 만기 대부분이 1년 내 만기 도래해 A등급의 건설사도 자칫하면 유동성 위기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사 전체 PF채무 중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 PF채무비중은 2008년 46%에서 지난해 9월 현재 68.8%%까지 증가했다. 만기가 보통 3개월~6개월인 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전체 PF 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4.6%에서 45.8%까지 치솟은 상태다.
실제로 BBB등급 건설사의 1년 내 도래하는 PF채무 규모는 1조 4,000억원이고 현금성 보유자산은 8,000억원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A등급은 1년 내 만기 도래 PF채무 규모는 7조 4,000억원인 데 반해 현금성 자산은 2조 4,000억원에 불과하다.
박춘성 연구원은 “PF채무 부담은 다른 어느 등급보다 A등급의 건설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PF채무가 대부분 만기 1년 미만이고 ABCP비중도 늘어나 유동성 리크스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회사채 상환 에서는 BBB급 건설사의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BBB급의 1년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은 1조5,000억원 이지만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8,000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 상환을 위한 대체자금 조달 통로에 비상이 걸릴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사업포트폴리오가 건축공종에 집중된 A급과 BBB급 건설사의 경우 주택사업 관련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올해 말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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