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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기업이 변해야 한다


대기업에 대한 반기업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하고 빵집, 동네 슈퍼 등 골목상권을 침해해 서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극화의 주범이 대기업인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없다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생각해보면 이는 분명 지나친 것이다. 특히 앞서가는 대기업은 세계적 수준의 경영을 하고 있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점에서 변화가 이뤄진다면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기여 감안 반기업 정서 지나쳐

첫째 인간적 경영의 기본은 단지 경쟁력 있는 회사가 아닌 직원들이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회사란 직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잠재력이 개발되면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고 퇴사하더라도 다른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지금은 회사에서 20~30년 근무하고 나가면 대부분 백수가 되거나 생계형 자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목표는 직원들을 사업가적 자질을 가진 독립적인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LG그룹이 부장급 인재를 특급 대우해주는 연구ㆍ전문위원 제도를 둔 것은 직원들의 잠재력 개발을 중시하는 경영에서 나온 것이다. 교세라의 아나모리 카즈오 회장은 세상과 사람을 위한다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한 번 채용한 직원은 평생 책임진다는 정신으로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시키고자 하고 있다.

둘째 이익과 성장이라는 경제적 가치 외에 사회적 가치도 함께 고려하는 공유가치 창조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공유가치 창조는 기업의 핵심 역량에 기초를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활동과 관련된 사회문제의 해결을 추구하고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건산업이 환경을 생각하는 경영을 통해서 벌목만 일삼던 관행에서 벗어나 조림사업과 현지 산림전문가 양성을 통해 목재자원 보호에 힘씀으로써 1995년 솔로몬에 8,000만평의 조림지를 확보한 것은 핵심 역량에 기초를 두고 공유가치를 창조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지금 한국의 대기업은 사회공헌에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는 기업의 사회공헌이 대부분 복지ㆍ교육ㆍ문화 등에 시혜적 측면에서 관련 기관에 돈만 주는 자선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기업은 자사의 핵심 역량과 이미지를 고려해 환경, 교육, 직업훈련, 벤처창업, 도심 개발 등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 공유가치 창조에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사회공헌을 자선에서 투자의 개념으로 바꾸는 것이다.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가 규모가 크고 만성적인 문제일수록 사회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지금 대기업이 하는 사회공헌에는 초점이 없다.



생태계 전체 경쟁력 향상 노력해야

셋째 대기업은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생각해야 한다. 한 기업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은 클러스터라고 하는 생태계에 달렸으므로 대기업은 생태계를 강화시켜나가는 책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생태계를 강화시킨다는 것은 단순히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협력도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생태계 구성 요소들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이 초창기의 불모지에서 세계적 수준에 오른 것은 치열한 경쟁을 거쳤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그룹이 중소기업에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유휴 특허를 대여하고자 하는 것과 같이 국내 업체와 상생의 기회를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외국 업체를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의 보다 건전한 균형을 위해서 원자재 확보, 소재 개발, 인력 양성에 관심을 둘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조선산업이 선도적 위치에 있지만 20~30년 후에도 계속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 생태계적 관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를 자문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한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경우에는 생태계 구성 요소들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대기업이 지도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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