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선도 과학기술 개발을 목표로 지난 99년 출발한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 사업’이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우리만의 강점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혁신의 성과를 사회 전분야로 확산시켜 세계 시장을 선도하자는 의도로 마련된 이 사업은 지난 99년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ㆍ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등 2개 사업단으로 출발한 이후 2000년 3개, 2001년 5개, 2002년 9개, 2003년 4개가 각각 늘어 현재 총 23개 사업단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각 사업단의 선정요건은 ▦착수시점부터 10년 이내에 시제품을 생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경험과 역량을 활용, 대형ㆍ장기적인 사업경영이 가능하고 전문지식을 보유한 연구책임자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 등으로 사업단마다 연간 100억원 내외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경제신문은 과학기술부의 후원으로 국민소득 2 만달러 시대를 향한 대규모 국책 연구개발(R&D) 사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첫 사업단의 사업기간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프론티어사업의 주요 성과를 소개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난을 주 1회 마련한다. 최근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파문으로 생명공학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분야가 DNA다. DNA 지문분석이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된 것이다. 사람들은 닮은 듯 다르게 생겼는 데 그 비밀은 바로 세포 속 DNA에 있다. 우리 몸은 약 50~100조개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데 각 세포에는 세포핵이 들어있고 세포핵 안에는 23쌍의 염색체가 들어있다. 이들 23쌍의 염색체 중 한조를 게놈이라고 하는데 게놈은 유전형질을 나타내는 이중나선모양의 DNA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로 이 DNA 안에 유전자의 모든 비밀이 담겨있다. 이들 유전자들의 기능에 따라 우리 몸의 각 장기들이 작동을 하며 이 유전자들에 이상이 있게 되면 암, 심장병, 당뇨병, 유전병 등에 걸리게 된다. 특히 암의 발생 원인은 유전자의 기능 변화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한다던가, 작동하지 말아야 하는 유전자가 무제한적으로 기능을 하여 세포가 마구 자라는 등 DNA에 어떤 이상이 생겨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고 그 기능이 잘못되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암 중에서도 서양인에게 발생빈도가 적은 위암과 간암의 발생률이 높고 이로 인한 사망률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사업단장 유향숙)은 위암ㆍ간암과 관련된 유전자와 그 기능을 밝힘으로써 조기진단 및 생존율을 개선하는 새로운 진단제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단이 대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에서 공식 출범한 것은 지난 99년 12월20일. 지난 99년 20%에 불과했던 위암ㆍ간암 치료의 생존율을 향후 60%로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1단계(1999~2003년)에는 핵심 기반기술 및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2단계(2003~2006년)는 신규 유전자의 정밀 기능분석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며 ▦마지막 3단계(2006~2010년)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진단ㆍ치료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사업단이 지난 2003년 3월 설립한 ‘유전자은행’은 현재 3만8,000종의 유전자를 관리하면서 국내 연구자들이 필요한 유전자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2000년 이후 ‘인간 유전자칩’ 9,000장을 제조, 유전자들 중에 위암ㆍ간암과 연관되어 기능을 한다고 생각되는 유전자를 골라내고 그 기능을 분석해 암 유발과 관련이 있는 유력한 유전자를 찾아내고 있다. 유향숙 사업단장은 “같은 항암제에 대한 반응 정도가 환자마다 다른 이유에 대한 유전자 기능 차이점에 근거를 둔 연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향후 암의 조기진단과 더불어 항암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