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용을 낮추지 못하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구조조정의 황제’로 불리는 카를로스 곤(사진) 르노 최고경영자(CEO) 겸 닛산 회장이 “중국과 인도를 본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브라질 출신의 프랑스인인 곤 회장은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하루 앞두고 6일(현지시간) 발간된 브라질의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및 인도 업체와 같은 절약 정신으로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자동차업체 타타가 최근 세계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소매가격 2,000달러(약 187만원)짜리 4도어 모델을 출시한 점을 지적하며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진정한 혁신을 이뤄가고 있으며 서구 업체들도 사업을 지속하고 싶다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곤 회장의 주장은 올해 자동차 업계의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어 보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생산ㆍ판매량 세계 1위 도약을 선언했으며, 이에 대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은 구조조정 강화 등 현상유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도 자동차 내수시장이 올해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곤 회장은 “예를 들어 5년전만 하더라도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는 주목해야 할 자동차 시장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자동차 판매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자동차 회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안주할 곳이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곤 회장은 지난 1999년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던 일본 닛산을 맡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 회생시키면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장 폐쇄, 자산매각, 직원 15% 감축, 임원 교체 등 과감한 비용절감책을 추진해 2000년 7,900억엔의 적자를 보던 닛산을 흑자로 돌려 놓았다. 2002년 타임ㆍ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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