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의 급증과 환율 하락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이 2조7,000억원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사용액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ㆍ4분기 중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올해 2ㆍ4분기 거주자의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해외 사용금액은 15억900만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31.1% 증가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전 최고치였던 1ㆍ4분기의 14억500만달러에 비교해서도 7.4%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상반기 해외 카드사용액은 29억1,400만달러(약 2조7,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32.6%나 급증했다. 2ㆍ4분기중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인원은 234만8,000명으로 39.3% 증가했으나 1인당 사용금액은 643달러로 5.9% 감소했다. 한은은 “2ㆍ4분기중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가 316만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0% 증가한데다 원ㆍ달러 평균 환율이 지난해 2ㆍ4분기 950원41전에서 올해 2ㆍ4분기 929원26전으로 하락하면서 신용카드의 해외사용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2ㆍ4분기 비거주자(외국인)의 신용카드 국내 사용금액은 5억7,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했다. 올 상반기 사용액도 10억8,100만달러에 그쳤다. 2ㆍ4분기 중 외국인이 국내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인원은 125만1,000명으로 11.9% 줄었다. 비거주자의 1인당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463달러로 10.5% 증가했다. 비거주자의 신용카드 국내 사용 실적이 감소한 것은 2ㆍ4분기에 외국인 입국자 수가 15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4% 증가에 그친 데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국내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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