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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떨군 국민 "모두 속았다"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이 완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설마 그것까지는 아니겠지'하며 애써 진실을 외면하려 했던 국민들이결국 고개를 떨궜다. 믿기지 않지만 믿어야 한다는 상황에 국민들은 자괴감에 빠졌다. 그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걸었던 난치병 환자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충격에 휩싸였다. 황 교수팀이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김선종 연구원 등을 상대로 수사를 검찰에 요청했지만, 더 이상 황 교수팀의 말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국민들의반응이다. 이미 그를 향한 국민의 애정은 싸늘하게 식었다. 황 교수팀의 `마지막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주장이 설사 맞는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논문은 조작됐고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현실이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황 교수팀이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전 세계 기자들을 상대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배양'이라는 연구성과를 발표, 세계를 놀라게했을때 이미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는 `사기극'"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과학 저널로 전문가 집단인 사이언스를 속였다면 비전문가인 정부와 언론, 국민을 현혹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공동연구 제안을 받았고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줄기세포허브를 만드는데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영웅의 `신화' 앞에그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김모(35)씨는 "황 교수가 `2막중 1막을 열었다',`강원래를 걷게 만들고 싶다'는 등 감동적인 말을 던질 때마다 나 역시 가슴이 뛰고흥분돼 눈물을 흘렸다"며 "국민 모두가 희망과 꿈에 부풀었는데 결국 우리 모두가속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황 교수는 논문 발표 후 전쟁에서 승리하고 금의환향하는 개선장군처럼 정부와사회단체, 정치권 등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이끌어냈다. 이후 황 교수는 연구보다는 대외적인 활동에 치중했다. 황 교수가 윤리문제와 관련 모든 공직사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연합뉴스 인물정보와 황 교수 후원회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그에게 따라다니는 직함만도 어림잡아 16개 정도였다 거짓의 가면을 쓰고 곳곳에서 찬사를 받았던 황 교수가 이번 충격을 가져다준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생명과학자들의 커뮤니티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한 회원은 "2005년 논문에 많은 조작이 있었음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황 교수는 학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하며연구비를 회수하고 박사학위도 취소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황 교수의 거짓 장단에 맞장구를 쳤던 학계, 정부, 언론도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황 교수의 연구에 대한 가능성과 문제점을 인식,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잡아주지 못했다. 그저 국민들의 `감상적인 애국주의'에 편승, 장밋빛 희망만을 확산시켜 이번 파국을 막지못했다. 언론도 황 교수의 업적을 연일 치하하는데만 바빴고, 실용화 단계까지는 멀고먼 장벽이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난치병 환자를 살려낼 수 있을 것 같이 부풀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도 지난해 5월 네이처지가 이미 난자 채취 과정에 대한 윤리적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공개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반성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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