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정책과 저유가 수혜를 입은 건설·운수창고업·전기가스업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반면 유럽경기 침체와 환율, 내수소비 침체 등으로 운수장비·전기전자·종이목재·통신업종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법인 중 연결재무재표를 제출한 보통주권 상장법인 576사 중 496사의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73.39%인 364개사가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26.61%에 해당하는 132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기업은 전년 28.74%와 비교하면 감소했으나 여전히 전체 기업의 4분의1 이상이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2013년 3.59%에서 지난해 3.36%로 0.2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기업들이 전년에 1,000원어치를 팔면 35.9원을 벌었던 반면 지난해는 33.6원만 벌었다는 의미로 기업들의 이익 창출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종이 2013년 영업손실(개별기준) 8,50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흑자전환한 1조835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실적 개선폭을 보였다. 비금속광물과 운수창고업 등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전기가스(328.03%), 유통(43.98%), 유통, 서비스(33.08%) 등도 높은 순이익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운수장비업종은 전체 영업이익이 2013년 10조3,08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5.85% 감소한 5조5,823억원을 나타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전자업종도 같은 기간 20.42% 영업이익이 줄었고 통신업종도 42.93%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S5의 흥행 실패와 샤오미 등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이 추격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 부품주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반면 건설업종은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해외 수주 관련 문제들을 털어냈고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쏟아지며 이익이 개선됐고 운수창고업도 지난해 하반기 저유가 영향으로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25조251억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 대비 31.97% 줄며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현대차(005380)도 7조5,500억원으로 유가종목 중 두 번째로 높았지만 지난해 엔화와 러시아 루불화의 환율 변동 여파로 영업이익은 9.21% 감소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저유가 수혜를 받으며 영업이익이 281.02% 증가한 5조7,87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조선업종은 유럽 경제 위기 여파로 수주가 감소하며 대부분 적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2013년 8,0198억원의 영업이익에서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고 현대미포조선(010620)도 적자폭을 확대하며 영업이익 감소율 상위 종목에 올랐다. 지난해 단통법 영향과 내수 침체로 KT(030200)의 영업이익도 2013년 8,393억원에서 2,91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적자전환했다.
한편 지난해 실적 개선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비철금속업체인 대창이었다. 대창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동 가격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전년 대비 2,146.94% 상승해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율이 99.64%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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