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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헐고 빌라 올리자"… 서울서 밀려나는 '마당있는 집'

앞마당 있는 단독주택… 서울서 사라진다

전세난 심화·저금리 기조에 다세대·상가주택 재건축 급증

5년새 단독주택 3만가구 멸실

도심, 땅값 대비 수익성 낮아 수도권 택지지구로 수요 이동


#이모씨는 최근 20년간 거주하던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단독주택을 처분하고 서대문구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최근 다세대 건립 붐으로 땅 가격을 높게 쳐주자 팔기로 한 것. 매입자는 이모씨 옆집의 주택까지 사들여 다세대주택을 지어 분양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단독주택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파트에 밀리는데다 전세난과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단독주택을 빌라 등으로 재건축하는 수요가 늘면서 단독주택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단독주택을 헐어 없애겠다고 신고한 건수는 총 1,351가구로 같은 기간 신축을 허가 받은 단독주택 83건의 16배에 이른다.

아울러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4분기까지 단독주택은 3만9,049가구가 멸실됐으나 착공은 고작 2,058가구에 불과했다. 2011년부터 올 1·4분기까지 2만8,342가구의 단독주택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다세대주택이 멸실된 동수(2,743동)의 4.5배가량인 1만2,540동 착공된 것과 대조적이다.

◇아파트에 밀리고 전세난에 빌라로 재건축=단독주택이 사라지는 배경으로는 최근 서울에서 분양형 다세대주택과 수익형 다가구·상가주택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이승기 하우빌드 공동대표는 "최근 도심 내 단독택지는 임대 수익률이 5~10% 나올 만한 지역이면 다가구·상가주택으로 짓는다"며 "임대 수익은 안 맞춰지지만 전세난이 심한 지역이라면 자금 회수가 빠른 다세대 분양 사업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전세난을 타고 대중교통이 편리한 주택지역에는 분양형 다세대주택이 봇물 터지듯 지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경우 다세대주택(도시형생활주택 포함)의 인허가 건수는 6월 22일 현재 103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인허가 건수(140건)의 70%를 넘어섰다. 동작구 사당동의 D부동산 대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원룸 위주의 다가구주택도 간혹 지어지며 특히 상권과 가까운 지역에는 1층을 점포로 임대하는 상가주택 재건축이 선호된다"며 "1층을 점포로 임대하는 경우 주택 임대보다 임대료를 2~3배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독주택 수요, 수도권 택지지구로 이동=앞으로 단독주택 실종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가격 대비 투자성이 낮다. 한 예로 택지지구의 단독주택용 땅보다 도심의 땅이 2배 이상 더 비싸다. 다세대주택 건립이 활발한 강서구 화곡동에서 지하철과 가까운 단독주택은 3.3㎡당 1,500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으며 은평구 응암동은 지하철 5분 거리의 단독주택은 3.3㎡당 1,400만원 내외이다.

이는 현재 협의양도인에게 우선 분양하고 있는 하남 미사강변도시 주거전용 단독택지의 평균가인 3.3㎡당 820만원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며 현재 분양 중인 위례신도시 단독택지 가격(3.3㎡당 1,200만원)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단독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택지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사실 단독주택은 앞마당 등 쾌적성이 높은 만큼 땅의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제 서울 도심에서 짓고 살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며 "단독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인프라나 상업시설이 갖춰진 택지지구 단독택지로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이 단독주택 자리에 다세대·다가구가 들어서면 주거 환경이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 지역과 주택 지역의 주거 질 양극화를 막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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